넥센 로저스 "한화에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게 없다"

입력 2018-03-27 17:59  

넥센 로저스 "한화에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게 없다"
24일 한화와 개막전에서 상대 선수 자극한 불필요한 행동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상대 선수와 경기 중 불필요한 신체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에스밀 로저스(33·넥센 히어로즈)가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로저스는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게 없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서 미안하다. 오해 살 행동을 자제하겠다"고 다짐했다.
24일 넥센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 로저스는 6⅔이닝 9피안타 3실점(2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2회 초 홈에서 아웃된 한화 최재훈의 헬멧을 글러브로 툭 치고, 5회 초에는 1루 주자 양성우를 견제로 잡아내고는 자신의 양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에 한화 선수단은 25일 공식으로 넥센에 항의했고, 로저스는 "친근감의 표시였으나 앞으로 자제하겠다"고 사과했다.
로저스의 불필요한 신체접촉은 KBO까지 문제를 지적했다.
KBO는 27일 "상대 팀에 부적절한 행동으로 불쾌감을 준 로저스와 적절한 조치를 놓친 해당 경기 심판진에 엄중히 경고했다"고 밝혔다.
일이 커지자 장정석 넥센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오늘 면담에서 본인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충분히 자극적인 행동을 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로저스는 한국 야구를 무시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정색하며 반박했다.


그는 "빅 파피(데이비드 오티스), 멜키 카브레라, 로빈슨 카노 등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친분 있는 선수와도 이런 행동을 많이 했다. 어쨌든 경기 중 예상치 않게 이런 행동을 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4일 개막전에서 벌어진 일로 25일 한화 선수단에서 공식으로 항의했고, 26일 관련 내용이 기사로 전해지면서 로저스는 적지 않게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로저스는 평소와는 다르게 라커룸에서 침묵을 지켰고, 훈련이 끝난 뒤에도 벤치에 앉아 멍하니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그는 "사태가 이렇게 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내 잘못을) 인지했다. 차후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끝으로 '주위에서 악동이라고 말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로저스는 "난 악동이 아니다.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날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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