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회 말 팀 역전해 승리투수 요건 갖추고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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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운전 중에 갑자기 야생동물이 뛰어들면 운전자는 무의식적으로 핸들을 꺾는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진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지만, 시야에 갑작스럽게 물체가 등장하면 반사적으로 행동하는 게 본능이다.
투수가 직선타구에 손이나 발을 뻗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장의 지도자는 부상 우려 때문에 투수에게 입이 닳도록 빠른 타구는 건드리지 말라고 말하지만, 투수들은 무의식적으로 공이 지나가면 손 또는 발을 내민다.
넥센 히어로즈 우완 제이크 브리검(30)은 본능 때문에 시즌 첫 등판에서 크게 다칠 뻔했다.
브리검은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 2볼넷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브리검이 내준 2점은 사실 그의 '발' 때문이다.
2회 초 선두타자 임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줄 때 무심코 오른손을 뻗었다가 다칠 뻔했던 브리검은 1사 1, 2루 정상호 타석에서 결국 몸을 댔다.
정상호의 빠른 땅볼이 마운드를 스쳐 가자 마치 축구에서 발리슛을 하는 것처럼 다리를 뻗었다.
그대로 타구를 뒀으면 유격수가 병살로 연결하는 것까지 기대할 만했지만, 브리검이 무리해서 발을 대면서 타구가 굴절해 내야 안타가 됐다.
결국, 브리검은 2사 후 안익훈에게 안타를 맞고 먼저 2점을 내줬다.
뜻하지 않은 '접촉 사고' 이후에도 브리검은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6회까지 최고 시속 148㎞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공을 섞어 던지며 더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브리검이 마운드에서 버틴 사이 넥센 타선은 4회 말 1점, 6회 말 2점을 얻어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시즌 첫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와 승리투수 요건을 동시에 갖춘 브리검은 7회 초 마운드를 오주원에게 넘겼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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