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첫 트로피, 임명옥이 들어 더 특별했다

입력 2018-03-27 22:25  

도로공사 첫 트로피, 임명옥이 들어 더 특별했다
챔프전 앞두고 모친상…동료들, 근조 리본 달고 경기



(화성=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리베로 임명옥이 한국도로공사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대표로 받자 모든 선수가 그 주변으로 몰려들어 환호했다.
도로공사는 27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 스코어 3-1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도로공사의 창단 첫 V리그 챔피언 트로피다.
선수들이 임명옥 주위를 감싼 것은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동시에 모친상의 슬픔을 꿋꿋이 이겨낸 동료를 위로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임명옥은 지난 19일 어머니를 여의었다.
임명옥은 조용히 상을 치르고 지난 21일 곧바로 팀에 합류했고, 경기 내내 씩씩하게 평소와 다름없는 활약을 펼쳤다.
이런 임명옥을 보며 동료들도 더욱 힘을 낼 수밖에 없었다.
김종민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은 모두 검은 근조 리본을 달고 챔피언결정전 시리즈를 치렀다.
김 감독은 우승 후 인터뷰에서 임명옥 이야기부터 꺼냈다.
그는 "임명옥 어머니가 전부터 몸이 안 좋으셨다. 하루 정도 쉬라고 말했는데 훈련에 임하겠다고 하더라. 그때 선수들 마음속에 큰 감동을 했을 것이다. 임명옥이 챔프전에 임한 게 선수들에게 많은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임명옥은 "엄마가 돌아가시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곰곰이 생각하니 나도 우승 욕심이 났다.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자만이 아니라 내가 팀을 위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장례식 후 곧바로 팀에 합류한 이유를 밝혔다.
임명옥은 "선수들과 언니들이 많이 도와줘서 쉽게 엄마 생각을 안 하고 더 많이 웃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임명옥은 이날 우승을 확정하고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임명옥은 웃음을 되찾았다. 다른 선수들도 밝은 표정으로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챔피언 모자와 티셔츠를 입은 선수들은 하얀 꽃가루가 내리는 코트 위에 서서 소형 카메라로 '셀카'를 찍으며 우승의 순간을 기록했다.
오히려 지난 23일 1차전 승리 후 더욱 펑펑 울었다.
임명옥이 상을 당하고 처음 나선 경기이기도 했고, 5세트까지 간 접전에서 10-14 열세를 극복하고 따낸 승리여서 기쁨이 더욱 컸다.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쥔 박정아는 "오늘 언니들이 울 줄 알았는데 안 울더라"라며 웃었다.
이효희는 "저희는 그날(1차전) 우승했어요"라며 "진짜 안 우는데 처음 울었다"라고 말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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