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0회 LG 정찬헌 공략해 2루타…데뷔 첫 끝내기 안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넥센 히어로즈 포수 김재현(25)은 팀의 세 번째 포수다.
주전 포수 박동원(28)이 버틴 가운데 후배인 주효상(21)은 제이크 브리검과 최원태의 전담 포수로 활약한다.
김재현은 경기 막판 대수비로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 게 전부다.
팀에 투수가 추가로 필요하면 가장 먼저 2군행 짐을 싸는 게 3번째 포수다.
이들이 정규시즌 144경기에서 주인공이 될 기회는 별로 없다.
이처럼 음지에서 묵묵히 활약하던 김재현은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영웅이 됐다.
4-4로 맞선 10회 초, 김재현은 앞선 9회 말 대주자로 포수 타순을 채웠던 김혜성을 대신해 마스크를 썼다.
10회 초 김선기와 김성민을 리드해 무실점으로 막은 김재현은 10회 말 한 방을 보여줬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간 김재현은 LG 마무리 정찬헌의 4구를 때려 우중간 2루타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시즌 KBO리그 첫 끝내기 안타이자 개인 첫 끝내기 안타다.
경기 후 김재현은 "가볍게 치려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 나도 정말 놀랐다"면서 "욕심 안 부리고 뒤로 연결만 하자고 했던 덕분에 좋은 타구가 나왔다.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3번째 포수의 첫 번째 임무는 수비다. 김재현 역시 "오늘도 공격보다는 수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강병식 코치님이 '찬스 올 테니 준비하라'고 하셨다. 무엇보다 방망이 잘 친 게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끝내기 안타는 김재현에게는 1군 생존에 큰 힘이 될 중요한 이력이다.
그는 "포지션이 포수라 수비가 가장 중요할 테지만, 앞으로는 방망이도 기대할 수 있는 타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구단 자체 수훈선수로 뽑힌 김재현은 인터뷰를 마친 뒤 응원 단상에 올라가 팬들의 환호를 한몸에 받았다.
만년 조연일 줄 알았던 그가 주인공으로 우뚝 선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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