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희·정대영, 정신적 지주 역할 톡톡…기량도 여전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도로공사의 우승으로 끝난 프로배구 2017-2018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승 3패)에서 가장 빛난 별은 박정아였다.
박정아는 챔피언결정 1∼3차전에서 매 경기 외국인 선수 이바나 네소비치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쳐 우승을 이끌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정아는 27일 경기도 화성종합체육관에서 도로공사의 우승과 자신의 MVP 수상을 확정하고 가진 인터뷰에서 "제가 잘해서 우승한 게 아니라 제가 항상 좋은 팀에 있었던 것"이라며 팀에 영광을 돌렸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선수들의 희생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스포트라이트가 비추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한 선수들이 있기에 도로공사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 희생의 중심에는 맏언니 이효희(38)와 주장 정대영(37)이 있다.
세터 이효희는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이바나와 박정아, 배유나 등의 고른 활약을 도왔다.
센터 정대영은 3차전에서 블로킹 5개와 서브에이스 1개 등 59.09%의 공격 성공률로 19득점을 폭발하며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정대영의 19득점은 '주포' 이바나, 박정아의 3차전 득점 수와 똑같다.
이들은 각각 전 소속 팀인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를 우승에 올려놓고 '거물급 자유계약선수(FA)' 대우를 받으며 도로공사에 왔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의 가치를 일부러 드러내거나 내세우지 않는다.
김 감독은 "선수들은 팀을 위해 희생하는 방법을 안다. 자기가 누구라는 것을 내세우지 않는 것이다. 특히 '언니들'이 솔선수범해서 변화했다"고 말했다.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이효희와 정대영은 베테랑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팀을 빛냈다.
특히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신·구 조화'를 이루는 데 공헌했다.
이효희는 "챔프전을 앞두고 긴장감보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저는 세터이고 나이가 많아서 부담을 줄이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고 있으니 그 부분을 잡아주고 싶었는데 이뤄졌다. 그 일을 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는 믿음에 대한 보답이기도 했다.
이효희는 "다른 팀은 세대교체를 많이 했는데, 우리 감독님은 나이 많은 선수를 믿고 잡아주셔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대영도 "초반에 힘들 때 감독님께서 끝까지 믿어주셔서 다시 설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베테랑이라고 실력이 퇴보한 것도 절대 아니다. 이들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 기량을 자랑한다.
정대영은 "타고난 점도 있고,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 운동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했다"며 "챔프전 1·2차전에서 부진했는데 3차전에서는 '오늘 아니면 더 보여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이 악물고 했다"고 숨은 노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정대영은 "다음 시즌에도 열심히 하겠다"도 힘차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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