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에서 4벌타를 받고 역전패를 당한 렉시 톰프슨(미국)이 "악몽 같았던 때"라고 1년 전을 회상했다.
톰프슨은 2017시즌 첫 메이저 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 최종 라운드에서 12번 홀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려 우승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전날 3라운드에서 일어난 '오소 플레이'로 인해 갑자기 4벌타를 받는 바람에 결국 연장전 끝에 유소연(28)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3라운드 17번 홀에서 공의 원래 위치보다 약 2.5㎝ 정도 더 홀 가까이에 놓고 퍼트를 했다는 시청자 제보가 메이저 대회 우승 향방을 순식간에 뒤흔들었다.
같은 장소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29일(한국시간)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 출전을 앞둔 톰프슨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그날 밤은 계속 소리를 지르면서 울어야 했다"며 "악몽과도 같았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그는 "올해 대회를 준비하는 데 있어서 더 특별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톰프슨은 "나를 지지해준 팬들이 있었기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팬들로부터 응원의 목소리를 들을 때면 오히려 그때의 일이 긍정적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톰프슨은 오소 플레이에 의한 2벌타와 스코어카드 오기에 따른 2벌타를 받으면서 이후 홀에서는 눈물을 흘리면서 경기를 했다.
일부에서는 '부정행위를 한 선수에게 규정대로 벌타를 부과한 것인데 톰프슨이 지나치게 피해자처럼 군다'며 톰프슨을 비난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난해 '톰프슨 사태' 이후 시청자 제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선수의 규정 위반을 적발하지 않기로 하고, 벌타가 주어진 사실을 모르고 스코어카드를 냈을 때는 스코어카드 오기에 따른 추가 벌타도 없도록 골프 규정이 바뀐 것을 보면 '당시 톰프슨에 대한 징계가 과했다'는 공감대가 더 크다고 보는 편이 설득력이 있다.
톰프슨은 지난해 4라운드 도중 경기위원으로부터 4벌타 소식을 전해 들은 순간을 떠올리며 "농담인 줄 알았다. 만우절도 아직 1주일이나 남았을 때였다"고 말했다.
이후 눈물을 감추지 못했던 톰프슨은 "이런 식으로 경기를 끝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이후로도 시즌 내내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겠다는 마음에 열심히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톰프슨은 지난해 ANA 인스퍼레이션 이후 우승 2회, 준우승 4회 등의 성적을 냈고 시즌 평균 타수 1위에 올랐다.
또 미국 골프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여자 선수의 영예도 누렸다.
톰프슨은 올해 ANA 인스퍼레이션 1, 2라운드에서는 미셸 위(미국)와 동반 플레이를 벌인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