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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정부가 가야사 문화권 조사·정비를 국정과제로 선정한 이후 가야유적에 대한 발굴조사와 학술 연구가 활성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호남 가야유적 중 최초의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지리산 줄기인 연비산에서 내려오는 언덕 능선을 따라 조성된 고대 고분 40여 기를 묶은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사적 제542호로 지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사적 지정은 정부와 학계의 주목을 받지 못해 사실상 방치돼 있었던 호남 가야유적에 대한 행정조치로, 이를 계기로 호남 가야유적 조사와 연구는 물론 문화재 지정 조사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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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유적은 전북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아영면 두락리 일대에 남아 있는 가야와 백제 무덤으로, 1989년과 2013년 진행된 발굴조사에서는 가야계 수혈식 석곽묘(竪穴式石槨墓·구덩식 돌덧널무덤)와 백제계 횡혈식 석실분(橫穴式石室墳·굴식 돌방무덤)이 확인됐다.
고분군 중에는 봉토의 지름이 20m가 넘는 대형 무덤 12기도 있는데, 32호분으로 명명된 타원형 무덤은 석곽 크기가 길이 7.3m, 너비 1.3m, 깊이 1.8m로 조사됐다.
이 무덤에서는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 나오는 청동거울이 무덤 주인공의 머리 주변에서 발견됐고, 금동신발 조각도 출토됐다. 이외에도 철기류 210여 점과 토기류 110여 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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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무덤은 봉분을 견고히 하기 위해 성질이 다른 흙을 번갈아가며 판축기법(흙을 얇은 판 모양으로 켜켜이 다져 올리는 방법)으로 쌓고, 석곽을 축조할 때 나무기둥을 이용하는 등 삼국시대 무덤 조성 기술이 잘 남아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사자들은 "전북에 있는 가야 고분군 중 규모가 매우 큰 유적"이라며 "무덤이 있는 운봉고원에 정치체가 있었다는 사실은 틀림없는데, 고분군의 성격을 좀 더 확실하게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토착 세력, 가야, 백제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함께 출토돼 5∼6세기 전북 동부 지역의 고대사와 고대문화 연구에 중요한 유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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