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둘러보고 "中 강대함 알수있다"…최근 과학기술 강조해와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 후 첫 중국 방문에서 참관 대상으로 중국 최고의 자연과학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중국과학원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의 방중 보도에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27일 중국과학원에서 중국 공산당 제18차 대회(2012년) 이후 이룩한 혁신적인 성과들을 보여주는 전시장을 돌아보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핵물리·우주공간·농업·에너지 등 자연과학기술 분야에서 거둔 성과들에 대한 해설을 들으며 전시물을 돌아봤다.
그는 참관을 기념해 방명록에 "위대한 인방(이웃나라)인 중국의 강대함을 알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현명한 영도하에 더 훌륭한 과학의 성과를 달성하게 될 것이다"라는 내용을 친필로 적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이날 공개한 중국과학원 방문 사진에서는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가 해양과학탐사 관련 전시 코너에서 가상현실(VR) 헤드셋으로 보이는 기기를 체험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中關村)에 있는 중국과학원은 기초과학·자연과학 연구를 하는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기관으로, 1949년 11월 설립됐다. 베이징 본원 외에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 분소가 있다.
김 위원장이 이틀이 채 되지 않는 베이징 체류 기간에 과학연구 기관을 '콕 집어' 방문한 것은 과학기술 발전을 '자력자강'을 통한 국가발전 핵심 열쇠로 내세우는 그의 최근 정책 기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주재한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제재의 극복을 강조하며 그 핵심 지렛대로 과학기술을 지목했다.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자립경제 발전의 지름길은 과학기술을 앞세우고 경제작전과 지휘를 혁신하는 데 있다"고 강조하고, 북한의 과학연구 기관인 국가과학원을 올해 첫 현지시찰 대상으로 택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과학원을 시찰한 것은 중국의 최근 과학기술 발전상을 직접 보고, 북한의 과학 정책에 참고로 삼으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생전 방중 당시 중관촌의 정보통신 서비스 업체와 생명과학원, 컴퓨터 생산공장 등 과학 관련 시설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kimhyo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