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관광지 개발 좌초 위기…충남도 롯데에 자격취소 통보(종합)

입력 2018-03-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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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관광지 개발 좌초 위기…충남도 롯데에 자격취소 통보(종합)
롯데 비자금 조성 검찰 수사·회장 구속으로 추진 동력 잃어
충남도 "롯데가 탈법적 특혜 요구" vs 롯데 "기부채납 거부한 적 없어" 반박



(홍성=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30년 가까이 끌어온 충남 태안군 안면도 국제 관광지 개발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의 지위가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취소됐기 때문이다.
충남도는 이날 안면도 관광지 3지구 개발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롯데컨소시엄에 자격 취소를 통보했다고 28일 밝혔다.
롯데컨소시엄은 태안군 안면읍 일원에 2천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콘도미니엄, 호텔, 워터파크 등을 설치하겠다는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2015년 안면도 3지구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롯데 측이 계약 기한을 미룰 것을 요청함에 따라 사업이 9개월 이상 미뤄져 왔다.
롯데는 최종 기한으로 못 박은 이날 구체적인 사업실행 내용을 담은 본 계약에 서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까지 사업의 전제조건인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한 법인 설립' 약속을 지키지 않자 도는 자격취소를 통보했다.

도 관계자는 "롯데 측에서 비현실적인 토지 매입 가격을 제시한 데다 기부채납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요청하는 등 비상식적인 요구를 해 지위 취소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에 대한 검찰 수사에 이어 지난 2월 신동빈 회장의 구속으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여년 동안 안면도 개발에 행정력을 집중해온 충남도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은 아름다운 해수욕장과 소나무 숲 등을 가진 천혜의 휴양지인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대 299만㎡에 1조474억원을 들여 워터파크, 콘도미니엄, 골프장 등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도는 1991년 관광지 지정과 함께 안면도 개발에 시동을 걸었지만, 그동안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표류해 왔다.

2015년부터 재추진한 이번 공모 역시 실패로 돌아감에 따라 충남도의 행정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도는 이날 롯데가 탈법적인 특혜를 요구해 계약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롯데 측은 기부채납을 거부한 적이 없다며 반발했다.
롯데 관계자는 "충남도가 요구한 녹지 비중이 57%로 사업성 맞추기 어려울 만큼 높아 녹지 비중을 40%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일 뿐 기부채납에서 제외해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가 제시했다는 241억원의 토지가격 역시 애초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당시에 적어냈던 금액으로, 지난 1월 도에 감정평가를 통해 토지가격을 확정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지만 우선 외국 자본부터 유치할 것을 요구해 외국 자본과의 협상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조한영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롯데 측이 본 계약을 두 달 앞두고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은 사업 포기를 위한 구실로 보인다"며 "다음 달 코트라와 함께 유럽에서 안면도 1·3·4지구를 홍보하는 등 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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