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책-안숙선의 창극 '심청가'…"소리 고유의 맛과 멋 살릴것"

입력 2018-03-28 14:23  

손진책-안숙선의 창극 '심청가'…"소리 고유의 맛과 멋 살릴것"
국립창극단 '심청가' 내달 25일 명동예술극장서 개막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그간 국립창극단 작품들이 창극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심청가'는 소리 고유의 맛과 멋을 살려 판소리의 진수를 알리는 공연이 될 것입니다."
국립창극단이 오는 4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이는 창극 '심청가'는 한국 연극계 거장 손진책(71) 연출과 명창 안숙선(69)이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관심을 모은다.
이들은 2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판소리에 중심을 둔 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국립창극단의 작업이 외부 장르와의 소통 등으로 파격과 실험을 거듭해왔다면 이번 작품의 제작 방향은 정반대다. 창극의 기본이 되는 판소리만의 아름다움과 미학을 오롯이 살려내겠다는 게 이들의 포부다.
손 연출은 "장식적인 부분은 최대한 자제하고 미니멀하게 소리만 돋보이는 형태로 제작했다"며 "판소리를 막연하게 알고 있거나 진수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관객들에게 소리 듣는 맛을 제대로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손 연출은 이번에 임기가 연장된 김성녀(68) 국립창극단 예술감독과 부부지간이다. 손 연출은 아내가 2012년 3월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이후 한 번도 국립창극단 작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작품도 본래 이달 임기 종료 예정이던 김 감독이 단체를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손 연출을 초빙했던 것인데 김 감독의 임기가 최근 연장 발표됨에 따라 부부가 함께 일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성녀 감독은 "임기 끝날 때를 맞춰 초빙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됐다"며 "다른 이유가 아니라 손 연출이 워낙 '심청가'를 다양한 연출 작업으로 다뤄봤기 때문에 누구보다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 연출은 '심청가'를 택한 이유로 "김 감독 재임 시절 '수궁가', '춘향', '적벽가', '흥보씨' 등 다섯 바탕 중 네 바탕을 이미 창극으로 선보였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도 '심청가'를 많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안 명창은 '심청가'의 작창과 도창(해설자)을 맡았다.
그는 손 연출과 함께 6시간에 달하는 원작을 2시간여짜리 공연으로 압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많은 창극의 작창을 맡아온 그는 소리꾼으로는 드물게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완창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안 명창은 "좋은 소리를 도려내려니 아까운 게 너무 많다"며 "그러나 심청이가 물에 빠지는 장면 등 눈대목(하이라이트) 등은 빼놓지 않고 효과적으로 잘 배치해 넣었다"고 말했다.



소리꾼 27명과 악사 9명이 무대에 등장하는 '심청가'는 한눈에 보기에도 기존 창극과 확연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소리가 중심이 되는 작품이다 보니 출연진들의 등·퇴장이 거의 없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기 직전 부르는 대목은 심청 혼자가 아닌 합창으로 소화된다.
무대장치도 최소화해 리얼리즘이 아닌 관객의 상상력으로 서사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했고, 의상도 한복 고유의 소재와 색감을 최대한 살린다.
이번 공연의 의상을 책임지는 한복 디자이너 김영진은 "잘 모르는 제가 듣기에도 소리가 너무도 아름답더라"며 "소리꾼들이 소리와 의상의 아름다운 라인이 잘 조화될 수 있도록 재료가 가진 본질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민은경이 '어린 심청', 이소연이 '황후 심청'을 나누어 연기한다. 유태평양이 '섬봉사' 역을 연기하고, 유수정이 안숙선과 함께 도창을 번갈아 맡는다.
sj99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