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의 귀향… 윤이상 유해 통영에 비공개 안장됐다

입력 2018-03-28 14:37  

23년만의 귀향… 윤이상 유해 통영에 비공개 안장됐다
지난 20일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묘역에…통영시 "유족 뜻에 따른 선택"

(통영=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독일에 묻혔던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통영국제음악당 인근 묘역에 비공개 안장됐다.


28일 통영국제음악당 등에 따르면 윤 선생 가족은 지난 20일 통영시추모공원 내 공설봉안당에 임시 보관된 유해를 음악당 인근에 미리 마련된 묘역에 안장했다.
이장식에는 딸 윤정씨와 통영국제음악재단 관계자 등 4∼5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묘역은 98㎡ 규모로, 유해는 너럭바위 아래 자연장 형태로 안치됐다. 그 옆으로 1m 높이의 향나무와 해송이 심겨졌다.
너럭바위에는 '처염상정'(處染常淨)이란 사자성어를 새겼다. '진흙탕 속에서 피어나지만 결코 더러운 흙탕물이 묻지 않는 연꽃'을 가리킨다. 처한 곳이 더럽게 물들어도 항상 깨끗함을 잃지 마라는 의미가 담겼다.
사자성어 바로 아래에는 윤 선생의 한글·영문 이름과 생몰 연도가 적혀 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추모행사를 앞두고 사전에 유해를 안장한 것은 조용히 절차를 진행하고 싶다는 윤 선생 유족의 평소 뜻과 보수단체들의 반발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유해 이송 전부터 보수단체가 이장 반대집회를 꾸준히 개최하는 등 외부 시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윤 선생 가족들이 비공개 안장을 선택한 것 같다"며 "가족들이 가까운 재단 관계자들과 논의해 날을 잡고 조용히 안장을 치른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유해 이장과 별개로 오는 30일 예정된 추모식은 계획대로 열린다.
이날 딸 윤정씨와 아내 이수자씨 등이 모두 참석해 23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윤 선생을 추모할 예정이다.
베를린을 근거지로 음악 활동을 한 윤 선생은 1967년 중앙정보부에 의해 조작·과장된 동백림(東伯林·East Berlin)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었다.
이후 국내에서는 이념성향과 친북 논란 등으로 제대로 음악성을 평가받지 못했지만, 해외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음악기법 및 사상을 융합시킨 세계적 현대 음악가', '유럽의 현존 5대 작곡가' 등으로 불렸다.
home12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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