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 투표 저조…AP "정부가 투표율 높이려고 회유·협박"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집트의 대통령 선거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투표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전국 1만3천600여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고 28일 오후 9시 종료될 예정이다.
선거 결과는 다음달 2일 공식적으로 발표된다.
이번 대선에서는 압델 파타 엘시시(64) 현 대통령과 무사 무스타파 무사(66) '가드(내일)당' 대표 등 2명이 출마했는데 엘시시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적인 분위기다.
지난 이틀간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은 대부분 엘시시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도 엘시시 대통령의 연임을 예상했다.
이집트 일간 알아흐람은 28일 "이번 대선에서 엘시시 대통령이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고 데일리뉴스이집트는 "무사 후보는 인기가 없어 엘시시 대통령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무사 대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 전까지 이집트 국민 사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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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시시 대통령의 당선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상황에서 이집트 정부는 투표율 높이기에 고심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아직 투표율과 관련된 수치를 전혀 발표하지 않은채 투표 첫날 카이로, 알렉산드리아 등에서 상대적으로 투표 열기가 높았다고 강조했다.
현지 언론은 대체로 이틀간 투표율이 보통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2014년 엘시시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투표율 47.5%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노인들과 젊은층의 투표 열기가 대조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데일리뉴스이집트는 "투표 참가자들은 대부분 여성과 노인"이라며 투표소에TJ 젊은 세대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엘시시 정권에서 높은 실업률, 민주화 탄압 등에 실망한 젊은이들의 표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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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서는 이집트 정부가 투표율을 높이려고 편법을 쓰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AP통신은 관료들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유권자들을 상대로 회유와 협박, 보상 등을 일삼았다며 여기에 지역사회 지도자, 경찰, 사업가 등이 동원됐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메냐 등 일부 지역에서 경찰들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유권자들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했고 기업체 사장들이 근로자들에게 투표하라고 협박한 사례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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