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폐지 불가' 발언 등에 업고 반격 나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존 폴 스티븐스(97) 전 연방 대법관의 수정헌법 2조 폐지 요구로 총기 보유권에 대한 논란이 거세진 가운데 미국총기협회(NRA)가 공개적으로 반격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정헌법 2조는 절대 폐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힘을 실어준 데 따른 후속 움직임으로 보인다.
총기협회의 주장을 대변하는 NRA TV의 그랜트 스틴치필드 진행자는 "당신들, 이걸 보고 있느냐. 수정헌법 2조 폐지라니. 헌법을 들고 선서를 했던 사람(스티븐스 전 대법관)이 이제 그걸 버리려 한다"고 열을 올렸다.
스티븐스 전 대법관이 전날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수정헌법 2조는 18세기의 유물이며, 이를 폐지함으로써 총기 폭력에 대응할 지속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한 대응이다.
1791년 제정된 미 수정헌법 2조는 '무기를 소장하고 휴대하는 국민의 권리는 침해될 수 없다'는 조항으로,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뒤 독재와 폭정에 저항하기 위해 시민의 자발적 무장으로 조직된 민병대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민주당이 이러한 일(수정헌법 2조 폐지)이 일어나기를 원하고 있고, 어제 스티븐스 전 연방 대법관의 말도 있었지만 안 된다"며 "우리는 2018년 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필요하며, 항상 연방 대법정을 차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틴치필드는 NRA TV에서 "우리는 오래도록 좌파들의 궁극적 목표를 보고 있다. 그건 바로 수정헌법 2조 폐지다. 이게 그 증거"라면서 "스티븐스 대법관, 당신은 연방 대법원의 대법관이었고 나는 자유를 위한 작은 목소리에 불과하지만, 스티븐스 경,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아시오"라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당신의 말과 소망 리스트는 미국의 수치이며,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온 가치에 먹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14일 모두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주 고교 총격 참사 이후 미 전역에서 미국총기협회를 성토하는 크고 작은 시위가 잇따랐으며, 지난 주말에는 베트남전 반전 시위 이후 최대 인파가 워싱턴DC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총기 규제를 요구하며 '우리 생명을 위한 행진'을 펼쳤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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