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차전과 다른 볼 배분으로 3차전 완승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4차전에는 어떤 볼 배급을 할지, 나도 몰라요."
박기원(67) 대한항공 감독이 세터 한선수(33)를 떠올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에서 라이트 밋차 가스파리니와 레프트 정지석, 곽승석 등 측면 공격을 주로 활용했던 한선수는 2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남자부 챔프 3차전에서는 센터 공격 비율을 크게 늘렸다.
대한항공 센터 진상헌(10점)과 진성태(8점)가 18점을 합작하면서, 대한항공의 공격을 더 활발해졌다. 이날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0(25-22 26-24 25-18)으로 완승했다. 5전3승제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은 2승(1패)을 먼저 거뒀다.
박 감독도, 동료들도 한선수를 칭찬했다.
박 감독은 "한선수 명성에 걸맞은 경기 운영이었다. 최고 연봉(5억원)을 받는 선수답게 정말 잘했다"며 "특히 3차전에서는 가장 용기 있는 볼 배분을 했다"고 말했다. 한선수가 현대캐피탈보다 열세로 평가받는 대한항공 센터진을 살려낸 걸, 칭찬하는 말이었다.
박 감독은 "한선수는 언제, 어떻게 상대를 공략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계산한다"며 "나는 한 번도 한선수의 볼 배분을 간섭한 적이 없다. 100% 자율배구"라고 웃기도 했다.
진상헌과 진성태도 "한선수 선배의 세트가 워낙 좋아서 편하게 공격했다"고 고마워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대한항공의 공격 점유율은 가스파리니(46.6%), 정지석(18.9%), 곽승석(17.4%), 진성태(7.8%), 진상헌(7.5%) 순이다. 경기마다 공격 점유율에 변화를 줘, 현대캐피탈은 더 난감하다.
챔프전 1∼3차전에서 대한항공은 공격 성공률 57.7%로, 51.9%의 현대캐피탈을 6% 가까이 앞섰다.
한선수의 노련하고, 용기 있는 세트가 만든 결과다.
정규리그에서 한선수는 부침을 겪었다.
시즌 초 가스파리니와 호흡에 문제를 노출했고, 한선수는 2라운드에 황승빈에게 잠시 주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박기원 감독은 "한선수가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시간이 필요하다"며 경기 출전보다 훈련 시간을 늘렸다.
3라운드부터 한선수는 진가를 발휘했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현역 최고 세터의 명성을 되찾았다.
박 감독은 "(30일 열리는) 4차전은 또 새로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선수를 향한 신뢰가 가득한 출사표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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