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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서비스 향상" 기대 속 "이번엔 약속 지키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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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조성 중인 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에 연세대학교가 세브란스병원을 짓는 구체적인 계획을 29일 발표하자 주민들은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연세대와 인천시는 500병상 이상 규모의 세브란스병원을 송도 11공구에 내년 착공, 2023년 개원하겠다는 일정을 발표했다.
양측이 합의한 협약서상 공식 사업기간(2020∼2024년)보다 1년을 앞당긴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병원 설계에 1년∼1년 6개월, 공사에 2년, 개원 준비에 2년가량이 걸릴 전망이다.
송도 주민 김모(42·여)씨는 "송도에 종합병원이 없어 의료환경이 열악했는데 세브란스병원이 들어서면 생활여건이 한층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정부가 해외 유수의 경제특구와 경쟁하기 위해 법령을 만들어 인천 청라국제도시·영종지구와 함께 2003년 지정한 '대한민국 1호' 경제자유구역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발표한 매출액 기준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1곳이 이미 투자했거나 투자계약을 맺었다.
유엔 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등 15개 국제기구도 송도에 둥지를 틀었다.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작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 2천800명을 포함해 송도 주민은 12만3천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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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종합병원급 병원이 없어 주민들이 상급병원을 이용하려면 인천 다른 지역이나 서울로 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송도에는 정부와 인천시가 외국인의 최소 생활여건을 마련한다며 추진해온 송도 1공구 내 '국제병원' 용지 8만㎡가 따로 있지만 병원 유치가 잇따라 불발되면서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이다.
국제병원은 외국인 투자가 일정 비율을 넘어야 하며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영리병원이기 때문이다.
송도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예정대로 추진될 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연세대와 인천시가 2006년 송도 캠퍼스 조성 기본협약을 맺을 당시에도 협약에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포함됐고 시가 1단계 캠퍼스 용지로 약 92만㎡를 조성원가에 내줬지만, 병원 건립이 계속 지연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역 시민단체에서는 "인천시가 소위 '명문대 유치'를 위해 너무 많은 것을 내줬다"며 '특혜'를 주장하기도 했다.
이런 지적을 고려해 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번 연세대 국제컴퍼스 2단계 사업에서 세브란스병원 건립이 지연되면 대학에 지연손해금을 물리는 등 연세대의 의무사항을 분명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연세대-인천시 기본협약에 있는 2단계 캠퍼스 용지 면적 99만㎡를 협상을 통해 33만6천㎡로 줄였고 땅값은 조성원가인 3.3㎡당 389만원에 공급하기로 했다"며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한 송도국제화복합단지가 완성되면 동북아 최고의 교육·연구허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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