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겐 좁은 문 '크루즈 승무원'…전체의 0.5% 불과

입력 2018-03-29 11:11  

한국인에겐 좁은 문 '크루즈 승무원'…전체의 0.5% 불과
필리핀·인도·인니 출신 62% 달해…한국 크루즈 활성화 안된 탓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고급 여행수단인 크루즈선에서 일하는 승무원은 아직 한국인에게는 좁은 문이다.
동남지방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7년 부산 크루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 108회 기항한 크루즈선의 승무원은 8만2천533명이었다.
남자가 6만5천629명으로 79.5%, 여자가 1만6천904명으로 20.5%였다.
남자 승무원의 연령은 30대가 40.1%로 가장 많았고 40대(25.3%), 20대 이하(22.5%), 50대(10.0%), 60대 이상(2.1%)이었다.
여자 승무원은 20대 이하가 45.3%, 30대 44.7%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대륙별로는 아시아가 78.4%(6만4천743명), 유럽 14.9%(1만2천336명), 미주 4.7%(3천846명) 등 순이었다.
국적을 보면 아시아권의 필리핀(2만9천417명), 인도(1만1천764명), 인도네시아(1만224명) 등 세 나라의 비중이 62.2%에 달했다.
중국(8천634명)과 일본(2천4명) 승무원도 많았다.
한국인 승무원은 남자 73명과 여자 335명 등 408명으로 전체의 0.5%에 불과했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4천82명), 영국(1천612명), 루마니아(1천201명), 우크라이나(1천28명) 출신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는 7, 8년 전부터 일부 대학이 승무원을 비롯한 크루즈 전문인력 양성 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 크루즈 승무원이 다른 나라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머무는 것은 무엇보다 크루즈관광이 활성화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
3년 전에야 부산을 모항으로 일본, 극동러시아를 운항하는 크루즈 상품이 등장했지만 모객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2015년 부산에 기항한 크루즈선을 탄 한국인 관광객은 5천84명에 불과했고 2016년에는 1만1천여명, 지난해는 1만2천여명으로 약간 늘었지만 일본, 호주, 동남아 국가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크루즈 업계는 "크루즈를 이용하는 한국인이 많아야 그만큼 한국인 승무원 채용도 늘어난다"며 "아직은 갈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외국어 구사능력이 영어를 공용어로 쓰는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 비해 부족한 것도 승무원 취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크루즈 관광산업은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사드 보복 같은 사태를 만나면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시장을 다변화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려면 국내 저변부터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부산을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17만3천여명으로 2016년보다 69.8%나 줄었다.
사드 보복으로 중국발 크루즈선 기항이 무더기 취소돼 중국인이 2016년보다 86.8%(39만2천여명) 감소한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선박 운항과 선원·승객 생활에 필요한 선용품의 공급액은 국내산의 경우 231억원으로 45.0%, 외국산은 2천985만달러로 69.6% 2016년보다 각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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