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56개 태운 고성산불 인재 여부 관심"…전선 단락흔 주목

입력 2018-03-29 15:16  

"축구장 56개 태운 고성산불 인재 여부 관심"…전선 단락흔 주목
"입산자 실화·자연 발화·전기적 요인 등 모든 가능성 열어 둬"


(고성=연합뉴스) 이종건 이재현 기자 = 축구장 면적 56개에 해당하는 40㏊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도 고성산불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강원지방경찰청과 강원도소방본부, 산림청, 산림과학원 등은 29일 산불 최초 발화지인 고성군 간성읍 탑동리 인근 야산에서 합동 현장감식을 벌이는 등 원인 규명에 나섰다.
경찰 등은 입산자 실화, 자연 발화, 전기적 요인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우선 최초 발화지점으로 보이는 탑동리 채석장 인근 비포장도로 옆 바닥에 깔린 전선에서 단락흔(끊어진 흔적)이 발견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름 2㎝ 전선은 전신주가 아닌 도로와 개울 사이 경사지 땅 위에 깔린 채 250여m가량 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군데군데의 전선 피복은 30∼60㎝ 길이로 녹아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등은 이 전선이 채석장과 연결된 것인지, 어떤 작업을 위해 설치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전선 피복이 녹아내리면서 주변 초목을 태운 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으로 전선 피복이 녹아내린 것인지 등을 정밀히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인재(人災)로 판명날 수도 있어 단락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성산불 최초 목격자 등의 진술도 산불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을 최초 목격한 군인 A씨는 "산불이 난 28일 오전 6시 10분께 일어나 아파트 창문을 열고 밖을 보던 중 서남향 방면에 보이는 야산에서 불길이 있는 것을 보고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또 다른 목격자 B씨는 불이 처음 목격된 야산과 맞은 편 야산 두 곳의 상단부에서 불길을 관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야산은 4m 폭 개울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고, 불이 날 당시 초속 10m 안팎의 강한 동풍이 불었다는 게 수사 당국의 설명이다.
한 지점의 산불을 목격한 A씨와 두 지점을 목격한 B씨 사이의 시차는 10∼20여 분에 불과하다.
이는 10∼20여 분 사이에 작은 불씨가 강한 동풍을 타고 날아가 새로운 산불을 만드는 '비화'(飛火) 현상이 나타나 삽시간에 확산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물론 입산자 실화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불이 난 시각이 새벽이고 등산로도 아닌 데다 약초꾼이 다닐 만한 곳이 아닌 점은 입산자 실화 가능성의 무게를 낮게 한다.
이 때문에 이날 합동 현장감식이 최초 발화지점과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등은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탑동리 채석장 인근 전선에서 발견된 단락흔이 산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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