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문서] "87년 中양상쿤 방미시 '美와 무역관계 희망' 北메시지 전달"

입력 2018-03-30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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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문서] "87년 中양상쿤 방미시 '美와 무역관계 희망' 北메시지 전달"
양상쿤 "김일성은 신뢰할 수 없는 인물, 北정책 불합리" 비난 정보 입수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1987년 양상쿤(楊尙昆) 당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통해 미국과 제한적이라도 경제·무역관계를 갖고 싶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했다는 정보가 우리 당국에 입수된 사실이 30일 공개된 당시 외교문서에서 밝혀졌다.
1987년 8월 주일한국대사관이 외무부 장관 앞으로 보고한 문서에는 "양상곤(양상쿤) 중공(중국) 중앙군사위 부주석은 1987년 5월 미국 방문 시 북한의 메시지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며 "동 내용은 북한이 미국과 우선은 제한적이라도 경제·무역관계를 갖고 싶으며, 미국이 북한에 대하여 가하고 있는 각종 제도상의 제한조치를 해제해 주기 바란다는 것이었다 함"이라는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 보고 내용은 당시 주일대사관의 공사가 일본주재 인도대사관 공사와 접촉해 들은 발언 요지라고 문서는 설명했다.
주일대사관은 또 이 문서에서 양상쿤이 방미 기간 미국 고위당국자와의 회담에서 '김일성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고, 북한의 대내외 정책이 매우 불합리하다'는 점을 강한 어조로 얘기했으며, '중공의 고위 인사가 공개적으로 북한을 그렇게 비난한 것은 처음'이라는 내용도 함께 보고했다.
양상쿤은 이듬해인 1988년 5월 중국의 국가주석에 오른 인물이다. 양상쿤은 국가주석이 된 뒤 1988년 9월 북한의 정권수립 축하차 방북한 데 이어, 1992년 4월 김일성의 80회 생일 축하차 북한을 방문한 바 있다.
아울러 주일대사관은 이 문서에서 "주중 인도대사관의 관찰에 의하면 심양(선양)의 미국 총영사관이 북한과의 접촉 역할을 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함"이라고 덧붙였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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