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일본 다케다(武田) 약품공업이 아일랜드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 샤이어(Shire)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다케다 제약은 샤이어에 인수를 제의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샤이어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같은 희귀질환 전문 제약사다.
다케다 측은 샤이어에 대한 관심이 "예비적이고 탐색적인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미국 시장의 입지 강화, 의약품 라인업의 확충을 포함해 인수를 추진할 6가지 구체적 동기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케다 측은 영국의 인수·합병(M&A) 관련법에 따라 공식으로 인수를 제의할지를 다음달 25일까지 밝히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샤이어는 런던 증시의 상장사다.
샤이어 측은 이에 대해 다케다 측의 발표에 주목하고 있지만 실제로 인수 제의가 들어올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샤이어의 주가는 이날 14%가 급등했고 시가총액도 450억 달러로 상승했다.
1781년 설립된 다케다는 매출과 시가총액 기준으로 일본 최대의 제약회사로 국내 의약품 시장이 둔화됨에 따라 해외 사업 확대를 방향을 전환하면서 잇따라 외국 제약회사들을 인수하고 있었다.
최대의 수익원인 혈액암 치료제 벨케이드의 특허가 올해에 만료되는데다 기타 약품의 특허도 2020년부터 속속 만료된다는 것이 이 회사가 당면한 고민이다.
일본 라쿠텐 증권사의 구보다 마사유키 최고전략가는 이에 대해 다케다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가만히 죽기를 기다리는 꼴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샤이어는 다케다가 2008년과 2011년 각각 인수한 밀레니엄 파머슈티컬, 스위스 나이코메드를 규모 면에서 가볍게 웃도는 제약회사다. 다케다와 샤이어가 합하면 시가총액과 연간 매출이 각각 800억 달러와 300억 달러를 웃도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될 수 있다.
다케다가 이처럼 덩치가 큰 기업을 노리고 있는 것은 일본 엔화의 강세와 무관치 않다. 일본 엔화의 가치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강세를 보이는 것이 고무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케다 주가는 29일 도쿄증시에서 7% 가량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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