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앞두고 잇따른 테러용의자 적발에 경계 비상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6년 베를린 트럭 테러범과 연루된 범죄조직원 5명이 이탈리아에서 체포됐다.
이탈리아 경찰은 29일 수도 로마 일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리즘 추종자를 겨냥한 대규모 단속을 벌인 끝에 로마와 라티나에서 베를린 트럭 테러범 아니스 암리와 연결고리를 지닌 5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라티나는 로마에서 남동쪽으로 70㎞ 떨어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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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사람 가운데에는 암리가 유럽을 돌아다닐 수 있도록 위조 신분증을 제공한 용의자도 포함돼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튀니지 출신의 암리는 2016년 12월 19일 베를린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훔친 트럭을 몰고 돌진해 12명을 살해하고, 약 50명을 다치게 한 뒤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국경을 넘어 도주 행각을 벌이다가 범행 나흘 뒤에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경찰의 검문에 저항하다 사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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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아랍의 봄' 직후에 이탈리아 남부 항구로 들어왔다가 방화 혐의로 시칠리아 섬 교도소에서 4년가량을 복역한 뒤 2015년 초 출소한 그는 출소 직후 독일로 건너가 현지에서 망명 신청을 했다가 거부당한 전력이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수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운집하는 부활절 축일을 앞두고 최근 테러를 부추기거나, 테러를 직접 계획한 것으로 의심되는 잠재적 테러 용의자가 잇따라 적발되자 인기 관광지와 군중 밀집 장소에 대해 경계의 고삐를 바짝 죄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다.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은 "모든 경찰과 정보 기관원들이 쉼 없이 대테러 전선에 배치돼 경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민 2세 어린이들에게 이교도를 살해할 것을 가르쳐온 이집트 출신 이슬람 성직자가 지난 27일 남부 포지아에서 체포됐고, 28일에는 트럭 테러 등을 모의한 혐의로 북부 토리노에서 모로코계 이탈리아 청년이 붙잡히는 등 최근 테러 용의자들이 속속 발각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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