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워도 디젤차'…獨정부 '도심 운행금지 반대' 재확인

입력 2018-03-29 19:45  

'미워도 디젤차'…獨정부 '도심 운행금지 반대' 재확인
립숄츠 재무 "운행가능토록 기술적 조치 취해야"…메르켈에 보조 맞춰
디젤차 세금우대 조치 폐지에도 반대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정부가 디젤 차량 운행금지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재확인했다.
기독민주당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 이어 사회민주당 소속인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도 도심에서 디젤차의 운행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디젤차에 대해 관대한 입장을 견지해온 메르켈 총리와 달리 사민당은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전기차 쿼터제 도입해 친환경 차량을 늘리겠다고 공약하는 등 디젤차 문제를 부각시키는 데 안간힘을 썼었다.
그러나 기민·기사 연합과 사민당이 메르켈 4기 내각에서 다시 대연정을 이루면서 디젤차 문제에 대해서도 보조를 맞추고 있는 셈이다
숄츠 장관은 29일 풍케미디어그룹과의 인터뷰에서 "배기가스를 획기적으로 저감하기 위한 디젤 엔진을 개발하는 것은 자동차 업계의 과제"라며 디젤차의 도심 운행 금지를 막기 위한 기술적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디젤차에 대한 세금 우대 정책을 폐지하는 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독일에서는 지난 2월 말 연방행정법원이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 시 당국이 대기질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디젤차의 운행금지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린 뒤 전국적으로 노후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어 숄츠 장관은 "우리는 대중교통 수단을 확대하고 전기차를 어떻게 보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해야 한다"면서 전기차의 확대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도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전기차의 사용성을 늘리기 위해 충전소를 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21일 연방하원 연설에서 "(디젤 차량에 대한) 전국적인 운행금지에 반대한다"면서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과거에 저지른 실수를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메르켈 총리는 대기오염이 심각한 도시에서 차량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한 맞춤형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도 '디젤 스캔들'이 선거 쟁점화되자 "디젤엔진을 악당 취급해선 안 된다"면서 "우리는 환경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 새로운 디젤엔진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독일 내각의 이런 입장은 디젤차에 강점을 가진 독일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디젤차를 소유한 유권자들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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