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의 한 사립대 교직원이 학교 전산에 무단접속해 자신의 학부 성적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부산외국어대에 따르면 이 학교를 졸업하고 교직원으로 입사한 A 씨가 2015년 성적 데이터베이스에 무단 접속해 3점대 초반이었던 자신의 학부 성적을 4점대로 올린 사실이 최근 적발됐다.
학교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보안이 필요해 소수의 인가받은 직원만 접속할 수 있는 성적 자료를 담은 전산이 교직원에게 뚫린 셈이다.
해당 직원은 이후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에 있는 정보통신기술(IT) 기업으로 옮겼다가 1년 뒤 부산외대에 경력직 교직원으로 재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학교에 재입사한 후 성적조작 사실을 숨기려고 다시 여러 차례 성적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다시 자신의 성적을 원래 점수로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의 성적조작 사실은 최근 A 씨 친구이자 부산외대 교직원인 B 씨가 A 씨의 성적표를 우연히 보면서 들통났다.
대학 인터넷 서버에는 로그인 기록과 수정기록이 남아 있었지만, 대학 측은 3년이 넘도록 A 씨의 성적조작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다른 교직원의 제보로 뒤늦게 A 씨의 성적조작 사실을 알아챘다.
학교 전산 보안에 큰 구멍이 뚫린 사실을 알고서도, 대학 측은 교육부에 보고하지도 않았으며 해당 부서직원들에게 함구령을 내리며 사건을 은폐하기에 급급했다.
A 씨는 지난해 여름 다른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학교를 그만뒀다.
최근 A 씨의 성적조작 사실이 알려지자 대학 측은 뒤늦게 A 씨를 경찰에 고발했지만, 성적조작 사건을 숨긴 교직원들은 징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대학 전산팀 직원은 "대학 전산팀 직원이라도 성적 전산 서버 접속 자체가 제한될 뿐만 아니라 수시로 로그인 기록을 점검해 성적조작 사실을 학교 측이 몰랐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학교 성적 전산 서버 접속기록을 전수 조사하는 한편 교육부의 특별 감사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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