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탈레반 피격 후 첫 방문…총리 공관서 TV 연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파키스탄 출신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말랄라 유사프자이(21)가 6년 만에 고국을 찾아 눈물을 글썽이며 연설했다고 AP통신, AFP통신 등 외신들이 30일 보도했다.
유사프자이는 29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총리 공관에서 한 TV연설에서 "고국 땅을 다시 밟게 돼 너무나 행복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15살이던 2012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에 맞서 여성 교육권을 옹호하다가 총격을 당하고 파키스탄을 뜬 지 6년 만에 고국 국민 앞에 선 것이다.
유사프자이는 "나는 외국 어디를 여행하든 파키스탄에 돌아오는 날을 꿈꿨다"며 "마침내 이곳에 왔다.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유사프자이는 고향인 스와트밸리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고 파키스탄의 거리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말하다가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눈물을 닦아내고 나서는 "나는 좀처럼 울지 않는데 오늘은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감격했다.
부모와 함께 고국을 찾은 유사프자이는 나흘간 머무를 예정이다. 이날 연설에 앞서 샤히드 카칸 아바시 파키스탄 총리와 면담했다.
이날 저녁에는 현지 여성 운동가들과도 만났다. 이 행사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파키스탄 여성 영화감독 샤르민 오바이드-치노이가 마련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말랄라는 파키스탄탈레반에 맞서 11살 때부터 여성의 동등한 교육권을 주장했다.
영국 BBC 방송의 우르두어(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쓰는 언어) 블로그에 올린 일기를 통해 여학생 등교를 금지하고 여학교를 불태운 탈레반의 만행을 고발했다.
그러다가 2012년 통학버스 안에서 탈레반 무장대원이 쏜 총에 맞았다.
머리와 목을 심하게 다친 말랄라는 영국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두개골까지 손대는 대수술을 받은 끝에 건강을 되찾았다.
2013년 가족과 함께 버밍엄에 정착한 그는 '말랄라 펀드'를 조성해 여성 교육권 확대 활동에 힘썼다. "파키스탄이 더 나아지려면 소녀를 교육하고 여권을 신장해야한다"는 생각에서다.
유사프자이는 이듬해 세계 여성교육권의 상징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옥스퍼드에서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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