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정부의 올해 기초 재정수지(PB·Primary Balance)가 목표치에 훨씬 못미쳐 2.9%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30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경제재정자문회의를 열고 2018년도 기초 재정수지의 적자가 16조4천억엔(약 16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초 재정수지는 재정수지에서 국채 이자를 제외한 수지다. 2017년도 일본 정부의 재정수지 적자는 18조5천억엔(약 191조원)이었다.
일본은 재정 지출을 확대하면서도 낮은 소비세로 소비를 장려하는 '아베노믹스'로 인해 매년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위기 상황을 겪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8%인 소비세율을 2019년 10월 10%로 끌어올려 2020년도에 기초 재정수지 흑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과정에서 2018년도 기초 재정수지 적자폭을 1%로 억제할 계획이었다.
기초 재정수지 적자폭이 1%가 되려면 적자가 5조6천억엔(약 57조7천억원)이어야 하지만 일본 정부가 예상하는 올해 적자폭은 16조4천억원(약 169억원)으로 이보다 3배 가량 많다.
적자폭이 이처럼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거액의 추경예산 편성으로 세출이 늘어난 반면 소비 활성화는 기대에 못 미쳐 세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 인상을 계속 미루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2019년 10월 소비세가 상향 조정되더라도 재정 적자 상황은 개선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서 일본 정부의 '2020년 재정수지 흑자' 목표는 사실상 폐기된 것이나 다름없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 상향으로 인한 세입 증대분을 재정 건전화에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작년 10.22 총선에서 이 중 일부를 교육 정책의 재원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 정부는 새로 재정수지 흑자 목표 시점을 정한 뒤 오는 6월 다시 재정건전화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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