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산운용사 중국 통관자료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정제유 수출 제한이 가동된 이래 북한에 대한 정제유 수출을 급격히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산운용업체인 애버딘스탠더드인베스트먼츠(ASI)가 중국 통관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 동안 중국의 대북 정제유 수출 규모는 작년 한 해 전체 수출 규모의 3.7% 수준에 불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렉스 울프 ASI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 기간 중국의 대북 정유 수출 규모가 작년 한 해 평균 수준이었다면 3천393t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같은 기간 중국의 대북 철강, 자동차, 석탄 수출도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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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대북 수출 중단은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을 (중국 정치) 구역에 더욱 가깝게 끌어오기 위해 중국이 압력을 행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관측했다.
신문은 이 같은 중국의 경제적 움직임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예고된 가운데 실세로서 중국의 입지를 상당폭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울프는 "시기와 (북한의 미국 및 한국과) 분주한 외교 활동을 고려하면 이런 가파른 급감은 중국의 정치적 결정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분석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중국 경제 지표들의 부정확성으로는 이처럼 가파른 급감이 설명되기는 어렵다면서 밀수출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밀수출이 눈에 보이는 수출품의 90% 감소를 쉽게 메우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들 중국의 통관 자료는 중국이 유엔 제재가 요구한 수준보다 훨씬 더 많이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
울프는 "중국이 북핵 위기 해결에 중심적 역할을 하기를 원하고 또한 스스로 정한 조건으로 그렇게 하기를 원한다. 북한의 불안정과 정권교체 우려를 무릅쓰고 거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북한에 보여주기 위해 아마도 중국이 엄청난 압력을 가하기로 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지난해 9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75호는 대북 정유 공급량에 대해 연간 상한선(2017년 10월∼12월 50만 배럴, 2018년부터 연간 200만 배럴)을 설정했다.
앞서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에 공급되는 정제유의 80%가 중국으로부터 공급되고, 나머지는 주로 러시아와 중동에서 들어온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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