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새 2.7배 늘었지만 82%가 월 수령액 100만원 미만
월 300만원 넘는 부부도 3쌍 탄생…점차 노후생활비 충족할 듯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부부가 함께 국민연금에 가입해 같이 노령연금을 받는 부부수급자가 해마다 늘고 있다.
남편과 아내가 각자 국민연금을 받으면서 부부합산으로 노후 적정생활비를 훌쩍 넘김으로써 국민연금만으로 노후대비를 할 수 있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10쌍중 8쌍이 월 100만원도 못받아 적정 노후 생계비로는 부족한 실정이다.
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10년 10만8천674쌍이었던 부부수급자는 2011년 14만6천333쌍에서 꾸준히 늘어 2014년 21만4천456쌍으로 20만쌍을 돌파했다.
이어 2015년 21만5천102쌍, 2016년 25만726쌍으로 증가하고서 국민연금제도 도입 30돌을 앞둔 2017년에는 29만7천473쌍(59만4천946명)으로 30만쌍에 육박했다.
지난해 부부수급자의 월 연금 합산액을 보면, 100만원 미만이 24만5천249쌍(82.4%)으로 대부분을 차지해 비록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을 받더라도 대부분 최소생활비를 마련하기엔 충분하지 못했다.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은 4만4천798쌍, 15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 6천748쌍이었고, 200만원 이상∼250만원 미만은 624쌍, 25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은 51쌍이었다.
그래도 부부합산으로 300만원 이상의 노령연금을 받는 부부수급자도 처음으로 3쌍이 나왔다. 이 중에서 경기도에 사는 E씨(남, 65세)와 F씨(여, 64세) 부부는 부부 모두 1988년 국민연금제도 시행 첫해부터 가입해 부부합산 최고액으로 302만8천원을 받고 있다.
부부 기준으로 월 250만원이 넘으면 우리나라 50대 이상의 중고령자들이 인식하는 적정 노후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16년 5∼9월 50세 이상 4천572가구 대상으로 국민 노후보장패널 6차 부가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50대 이상 중고령자가 생각하는 적정 생활비 수준은 부부 기준 월평균 230만9천원, 개인 기준 월평균 145만7천원이었다.
적정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표준적인 생활을 하는데 흡족한 비용을 의미한다.
또 월평균 최소생활비는 부부 기준으로 167만3천원이며, 개인 기준으로 103만원이었다.
최소생활비는 특별한 질병 등이 없는 건강한 노년을 가정할 때, 최저의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말한다.
이처럼 부부수급자로 국민연금을 함께 받으면 비록 넉넉하지는 않지만, 최저 생계유지에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받다가 배우자가 먼저 숨지면, 남은 배우자에게는 숨진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 이때 자신의 노령연금과 배우자의 사망으로 발생한 유족연금을 둘 다 모두 받을 수는 없다. 이른바 국민연금의 '중복급여 조정규정' 때문에 둘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이 규정에 따라 유족연금을 고르면 유족연금만 받는다. 하지만 자신의 노령연금을 택하면, 노령연금에다 유족연금의 30%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어느 쪽을 고르는 게 혜택이 더 큰지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30%인 유족연금 중복지급률을 50%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 중복수급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연금을 받는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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