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임기 마치고 31일 부통령에 권력 승계…아프리카 민주화 모범사례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다이아몬드로 유명한 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이안 카마(65)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30일(현지시간) 짐바브웨메일 등 아프리카 언론에 따르면 카마 대통령은 오는 31일 임기를 마친다.
이후 모크위치 마시시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승계해 차기 총선까지 1년6개월 동안 통치할 예정이다.
이로써 카마 대통령은 2008년 4월 부통령으로 재직 중 전임 페스투스 모가에 대통령의 은퇴로 정권을 넘겨받은 뒤 10년 만에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카마 대통령은 퇴임인사를 위해 작년 12월부터 전국 곳곳을 방문했고 이 과정에서 국민으로부터 많은 선물을 받았다.
특히 선물에는 트럭 1대와 닭 수백 마리, 소 100여 마리가 포함됐다.
국민이 닭 등의 가축 선물을 준비한 것은 카마 대통령이 퇴임 후 농부가 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군사령관 출신인 카마 대통령은 그동안 권력에 큰 욕심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퇴임여행 중 군중 앞에서도 "나는 군인이었고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다"며 모가에 전 대통령이 권력을 이어받도록 설득했다고 설명했다.
또 카마 대통령은 과거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위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외국 독재자에 대한 과감한 비판으로 관심을 끌었다.
독재자가 많은 아프리카에서 보츠와나는 모범적인 민주국가로 꼽힌다.
보츠와나는 총선에서 승리한 다수당 당수가 자동으로 대통령에 선출되는 선거제도를 채택하고 있고 헌법상 대통령의 임기는 최대 10년이다.
인구가 220만명에 불과한 보츠와나는 세계적인 매장량을 자랑하는 다이아몬드와 소고기 수출 등에 힘입어 아프리카의 부자국가로 꼽힌다.
카마 대통령이 헌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권력을 내려놓지만, 그의 재임 기간 비판적 시선이 없지는 않았다.
카마 대통령은 보츠와나의 초대 대통령을 지낸 세레체 카마의 아들이고 카마 대통령의 사촌이 현재 국방장관을 맡고 있는 등 일가의 권력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마 대통령이 의회를 무시하고 법안을 밀어부치는 등 독재적인 리더십도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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