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스라엘에 비상임이사국 보장 약속' 주장이 걸림돌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입후보했다.
하이코 마스 외무부 장관은 이번 주 미국 뉴욕을 방문해 유엔본부에 신청서를 냈다고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가 3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번 비상임이사국 임기는 2019년부터 2년간으로, 독일은 다섯 차례 비상임이사국을 지낸 바 있다.
독일은 서유럽 및 기타 그룹(WEOG) 몫으로 입후보했다. WEOG에서는 독일뿐만 아니라 벨기에, 이스라엘 등 3개국이 WEOG 몫 2개를 놓고 경쟁 중이다.
마스 장관은 유엔본부를 찾아 "전 세계가 만나는 특별한 장소"라고 구애를 보냈다.
특히 마스 장관은 카리브 해 국가 및 태평양 섬 국가의 유엔대표들을 초청한 만찬에서 이들 국가가 직면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독일의 노력과 역할을 강조했다.
마스 장관은 또한 "독일은 유엔에 가장 많이 공헌한 국가 중 하나"라면서 "독일은 이미 책임을 지고 있고, 앞으로도 책임을 지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비상임이사국에 입후보한 이유를 설명했다.
마스 장관은 "우리는 어떤 사람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유엔의 역할이 더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엔 분담금 삭감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마스 장관은 유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를 만나 지지를 당부했다.
마스 장관은 미국의 유대인 관련 단체 대표들을 만나면서 뉴욕 일정을 마무리했다.
독일은 유럽의 최대 경제 대국이자 국제 외교무대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무난히 비상임이사국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리처드 그레넬 주독 미국대사 내정자가 과거 WEOG 국가 사이에 2018년에 이스라엘의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이 있었다고 주장한 점이 변수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WEOG에 가입한 2000년 당시 이런 약속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일부 유대인 단체는 독일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마스 장관은 "우리는 누구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비상임이사국에 입후보했고, 이것을 8년마다 해왔다"고 그레넬 내정자의 주장에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비상임이사국 선출은 오는 6월 8일 이뤄진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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