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 6년 만에 가족들과 고향 방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눈을 감은 채 떠났는데 이제 두 눈을 번쩍 뜨고 돌아왔네요."
31일(현지시간) 6년 만에 처음 고향 파키스탄 스와트밸리 땅을 밟은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 말랄라 유사프자이(21)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15살이던 2012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의 공격을 받은 뒤 치료를 받기 위해 혼수상태로 고향을 떠났던 때를 회상한 것이다.
유사프자이는 "정말로 기쁘다. 꿈이 이뤄졌다"면서 "나의 형제, 자매들의 고귀한 희생 덕분에 스와트밸리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유사프자이는 지난 29일 파키스탄을 떠난 뒤 처음으로 고국을 찾았으며, 체류 이틀째인 이날 약 2시간 일정으로 스와트밸리를 방문했다.
유사프자이는 동행한 아버지, 어머니, 남자 형제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낸 집으로 들어서면서 끝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른 아침부터 유사프자이를 기다린 친척들과 친구들이 그녀에게 꽃을 전달하고 포옹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유사프자이는 종종 지도에서 파키스탄을 찾아보면서 귀국할 날을 기다렸다면서,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면 영원히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산악지대인 스와트밸리는 한 때 관광지로 명성을 얻기도 했으나 2007년 파키스탄 탈레반의 손아귀에 들어가면서 치안이 불안정해졌다.
2009년 군이 스와트밸리를 되찾았지만,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은 끊이질 않았다.
유사프자이 역시 2012년 여성의 교육권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통학버스 안에서 탈레반 무장대원이 쏜 총에 맞았다.
유사프자이는 당시 파키스탄군에게서 응급 처치를 받은 뒤 영국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대수술 끝에 건강을 되찾은 그는 2013년 가족과 함께 영국 버밍엄에 정착, '말랄라 펀드'를 조성해 여성 교육권 확대에 힘쓰고 있다.
유사프자이는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작년 10월부터는 옥스퍼드대에서 공부하고 있다.
스와트밸리 밍고라 북동쪽에는 이달 초 말랄라 펀드로 조성한 여학교가 문을 열기도 했다.
유사프자이는 "2012년 이후 스와트밸리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게 보인다"면서도 " 아직도 절반 이상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리포트를 읽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아이들이 모두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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