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국계 샌프란시스코 시장 탄생 기대감 고조

입력 2018-04-01 05:49  

첫 한국계 샌프란시스코 시장 탄생 기대감 고조
제인 김 시의원 오차범위 내 선두 다툼…LGBT·흑인여성 후보와 3파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6월 5일로 예정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장 선거를 앞두고 첫 한국계 시장 탄생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한인 2세인 제인 김 시의원(40)이 돌풍을 일으키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와 오차범위 내의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
김 시의원은 8명의 후보 가운데 선두인 런던 브리드 시의회 의장(29%)에 이어 26%의 지지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번 시장 선거는 '동성연애자'임을 공식 선언한 마크 레노 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과 흑인 여성으로 첫 샌프란시스코 시장에 도전한 브리드 시의회 의장, 그리고 아시아계 첫 여성 후보인 제임 김 간 3파전으로 전개돼 누가 되든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과거 조지 모스코니 전 시장이 게이였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지만, 성적소수자(LGBT)라고 공식 표명한 시장 후보는 레노가 처음이다.
지난 29일 열린 민주당 샌프란시스코 시당 중앙위원회의 지지 표결에서는 레노가 1위, 김 시의원이 2위 지명을 받았고 여론조사 선두를 달리는 브리드는 3순위 지지를 얻었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시당 중앙위에서 첫 LGBT 후보를 밀어준 것이다. 충격을 받은 브리드는 "당의 3순위 지지를 거부한다"면서 당의 공식 지지없이 출마할 것임을 선언했다.
그러나 실제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1, 2, 3 순위 후보를 선택해 하위 득표자의 2순위 표를 다른 후보의 1순위표와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선거 시스템에서 이번 시당의 지지 표결은 비록 구속력은 없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다수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브리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후보 보다는 당의 결정을 믿고 따르는 민주당 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청의 한 관계자는 "누구도 과반을 얻기 어려운 상황에서 2순위 표를 많이 얻은 사람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마크 레노와 제인 김 지지자는 서로 1·2순위를 교차로 찍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상대적으로 보수인 브리드는 고정 지지표외에는 2순위 표를 많이 획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선거전이 마크 레노와 제인 김의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며 현재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제인 김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더욱이 김 시의원은 지난 12월 말에 공식 출마를 선언해 가장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들었지만, 아시아계와 젊은층의 지지에 힘입어 가장 괄목할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북캘리포니아 지역 노동단체, 유권자 단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측 등 주로 진보 단체의 지지를 받는 제인 김은 그동안 '급진적'으로 분류됐던 자신의 정치 성향을 순화시키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과거 에드 리 시장의 '홈리스(노숙자) 해결을 위한 거리 정화'작업에 반발했던 그녀는 이번 선거 공약에는 '청결한 거리'를 앞세우며 중도층 유권자의 표심 얻기에 나섰다.
그녀는 "출근길이나 통학길에 오물과 주삿바늘이 없는 깨끗한 거리를 만들어 누구나 자랑스러워할 만한 도시로 변화시키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히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 단체들도 "한인 2세를 미국의 첫 대도시 시장에 꼭 당선시키겠다"며 힘을 모으고 있다.
'북가주 한인 세탁협회'와 이스트베이 한인회 등은 31일 후원회를 개최했고, 한인 단체들과 제임 김 후원회는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뉴욕에서 태어나 스탠퍼드대 정치학과, UC 버클리 로스쿨을 졸업한 김 시의원은 샌프란시스코 교육위원을 거쳐 현재 시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kn020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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