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 암살 50주기…여전한 미국 인종차별의 '그늘'

입력 2018-04-01 17:10  

킹 목사 암살 50주기…여전한 미국 인종차별의 '그늘'
직장·임금 분야서 흑백 차별 존재…"구조적이고 숨겨진 차별" 분석도
미 10대 청소년들, 킹 목사 희생 기리는 '50마일' 걷기 행사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오는 4일이면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 암살 만 50주가 되지만 미국에서는 여전히 인종차별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AP통신은 30일(현지시간) 정부 자료 분석을 토대로 정보기술과 사업, 생명과학, 건축, 공학 분야의 고임금 직종에서 만성적으로 백인 대표자들이 흑인보다 더 많이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또 미국의 흑인 다수는 음식 제공·준비와 건물 보수, 사무 업무와 같이 저임금에 혜택도 적은 일자리를 찾아다닌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11개 직군에서 백인 노동자들이 흑인들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킹 목사와 깊은 관련이 있고 '기술혁신의 허브'로 통하는 보스턴에서도 백인 노동자 수가 컴퓨터와 수학 관련 전문직에서 흑인과 비교해 약 27명대 1명꼴로 많았다.
보스턴의 투자자들도 백인이 운영하는 벤처기업을 훨씬 더 지지하는 것 같다고 일부는 말한다.
보스턴은 킹 목사가 박사 과정을 밟고 그의 부인을 만난 곳이기도 하다.
노스이스턴대학 듀카키스 센터의 시어도어 랜즈마크 이사는 "구조적 차별"이 고임금 분야에서 인종 불균형을 대변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dpa 통신도 같은 날 기사에서 킹 목사가 암살당한 멤피스의 현 상황을 설명하며 지금도 피부 색깔에 따라 거주 구역이 구분돼 있으며 미국 소수 흑인의 생활 조건도 다수를 차지하는 백인과 비교해 열악하다고 진단했다.
멤피스대학의 안드레 존슨 교수는 숨겨진 인종차별이 있고 흑인들이 차별과 편견에 맞설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계속 투쟁하는 한 미래 시대가 오늘날 우리가 얘기하는 걸 논의하지 않게 되는 날이 올 것이란 희망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dpa 통신은 실업률과 수입 구조, 재소자 현황, 빈부 격차 등에서도 미국에 사는 백인과 흑인 간 차이가 뚜렷하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에선 킹 목사의 기일 맞아 추모 행사가 열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킹 목사 서거일을 나흘 앞두고 10대 청소년 무리가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시(市) 북부 61번 도로에서 50마일(약 80km) 걷기 행사를 시작했다.
이번 행사는 1968년 4월4일 킹 목사가 멤피스 거리에서 한 백인 우월주의자에게 살해당한 지 50주기를 맞아 고인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현지 경찰과 지지 차량이 이들 학생 무리의 행진을 호위했고 이 행사를 지지하는 차량 운전자가 연대 표시로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나이가 14~19세로 펄부터 리칠랜드까지 다양한 출신의 중학생과 고등학생, 대학생으로 구성된 이들은 행진을 마치고 인종차별과 시민권에 관한 토론을 할 예정이다.
이들은 하루 10~15마일을 걸으면서 '50마일 행진'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지역 공동체 모임에도 참석하기로 했다.
펄 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몬테 스틸(15)은 이번 행사를 "다른 배경, 다른 인종인 각각의 사람들이 우정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라고 WP에 소개했다. 이 학생 무리는 흑인 5명과 백인 1명으로 꾸려졌고 성인 멘토 2명이 동참했다.
이 행사를 기획한 자비스 워드는 "우리의 희망은 킹 목사가 이뤘던 모든 것을 기릴 뿐만 아니라 그가 했던 일들을 계속해서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인종적 차별금지와 경제적 정의, 인종 간 통합이 다음 세대에서 진전될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1929년 1월에 태어난 킹 목사는 1950~1960년대 흑인 인권운동을 주도했으며, 특히 지난 1963년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란 명연설을 통해 인종차별 철폐와 인종 간 공존을 호소했다. 196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킹 목사는 1968년 멤피스에서 흑인청소부의 파업을 지원하다가 암살돼 3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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