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두고 챔피언결정전 진출
(안양=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안양 KGC인삼공사를 꺾고 3년 만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원주 DB에는 이번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는 두 기둥이 있다.
DB의 살아있는 전설이던 김주성(39)과 DB에서 5시즌을 보낸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34)이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게 된 김주성과 벤슨은 팀의 우승으로 선수생활에 화려한 마침표를 찍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주성은 1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끝난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감격스럽다"며 "이번엔 강력하게 우승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까지 올라왔으니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마지막 기회니까 놓치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벤슨은 "우승한다면 아주 멋진 이야기가 될 것 같다"며 "시즌 초반에 다들 우리는 끝났다고 DB는 위로 올라갈 수 없다고 예상했으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챔프전까지 갔다. 우리를 얕봤던 사람들에게 우린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DB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세 번 함께 했으나 벤슨은 DB에선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2012-2013, 2013-2014시즌 현대모비스에서 뛸 때 우승을 경험했으나 DB에선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벤슨은 "두 번이나 챔피언결정전에서 진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엔 정신적으로 다잡아서 꼭 이기도록 하겠다"며 "DB에서 우승하면 현대모비스에서 우승했을 때보다 수천 배는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윤호영과 더불어 장신을 바탕으로 한 막강 '동부산성'을 구축했던 김주성과 벤슨은 이번 정규리그에서는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까웠다.
전성기를 지난 김주성은 4쿼터에 조커로 투입돼 분위기를 가져오는 역할을 했고, 벤슨은 이번 시즌 합류한 디온테 버튼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겼다.
그러나 후배들을 다잡는 '정신적 지주'로서의 김주성의 역할은 큰 무대인 플레이오프에서 더욱 빛을 발했고, 벤슨은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18득점에 이어 2·3차전엔 23득점씩을 올리며 주연으로 부상했다.
김주성은 "선수들이 흥분하거나 긴장할 수 있어서 얘기를 많이 해줬다. 그러나 걱정한 것이 민망할 정도로 선수들이 긴장을 별로 안 하고 잘해줬다"며 후배들을 칭찬했다.
챔피언결정전의 유력한 맞대결 상대인 서울 SK에는 제임스 메이스라는 대체 선수가 막강하게 버티고 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 벤슨은 자신감을 드러냈다.
벤슨은 "일단 (KGC인삼공사의) 데이비드 사이먼보다 더 어려운 선수는 없어서 걱정을 안 하고, 메이스를 상대할 나만의 비밀병기가 있다. 경기장에서 보여줄 것"이라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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