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작업 사실상 마무리…개헌·안보·경제 특위로 대여공세 강화
여전한 공천잡음에 당 운영에 비판 목소리…'올드보이' 귀환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 광역자치단체장 후보 공천작업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갔다.
2일 현재까지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세종특별자치시장과 한국당의 불모지인 광주광역시장·전남지사·전북지사 후보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공천작업이 완료된 것이다.
한국당은 아직 서울시장·충남지사·경남지사의 후보를 공식 확정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서울시장 후보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충남지사 후보는 이인제 전 국회의원, 경남지사 후보는 김태호 전 경남지사로 각각 가닥이 잡힌 상태다.
내부 조율은 거의 끝난 상태로,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
한국당의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은 직전 2014년 '6·4 지방선거'와 비교해 무려 한 달 이상 빠른 것이다. 당시는 선거 33일 전인 5월 12일에야 겨우 공천을 마무리했다.
한국당이 이처럼 공천작업에 속도를 낸 것은 시간을 끌어봤자 잡음만 발생하고, 선거에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현실적 판단 때문이다.
어차피 야당으로서 불리한 상황에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 만큼 공천을 최대한 빨리 확정해 후보들에게 그만큼 더 많은 선거운동의 시간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여전히 사분오열돼 있는 보수를 결집해 내겠다는 것이 한국당 지도부의 구상이다.
실제 한국당 입장에서는 보수를 최대한 결집해야만 선거판세 뒤집기 시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선거는 지지자들의 결집이다. 상대편 지지자 빼 오기가 아니라 자기편 지지자들의 결집이 선거의 본질이다"라며 "선거에는 중도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좌파 폭주로 체제의 위기에 처해 있다. 안보 위기, 경제 위기, 청년실업 위기, 자유대한민국 위기에 처해 있다"며 "탄핵·대선 때와는 달리 보수우파들의 결집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홍 대표는 "체제 위기를 느낀 국민들이 저들을 지지하지 못할 것"이라며 "새롭게 신보수주의 정당으로 거듭난 한국당 후보들을 압도적으로 지지해 줄 것이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은 공천작업과 별개로 3대 특위를 통해 대여(對與)공세를 주도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도 대비하고 있다.
한국당은 지방선거를 측면 지원하기 위해 ▲사회주의개헌저지 투쟁위원회 ▲북핵폐기추진 특별위원회 ▲경제파탄대책 특별위원회 등 3개 특위를 일찌감치 발족시켰다.
이들 3개 특위 모두 '보수 결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먼저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개헌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흔들기 위한 의도라고 보고 김무성 의원과 이재오·김문수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사회주의개헌저지 투쟁위를 구성했다.
김무성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북핵폐기추진특위 역시 보수 진영 결집을 위한 수단이다.
정진석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경제파탄대책특위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경제 정책'을 정조준하고 있다. 소득주도 정책은 좌파 진영의 경제 정책일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한국 경제를 망국으로 이끄는 독약이라는 것이 한국당의 주장이다.
당 관계자는 "개헌·안보·경제 분야에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할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체제변혁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정당은 보수의 적통인 한국당 뿐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전열정비에도 여전히 당 안팎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참신한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홍 대표의 공언이 '허언'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에 공천이 확정되거나 유력한 후보들은 대부분 전직 의원 또는 전·현직 지사 출신의 '올드보이'들이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로 유력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기지사를 거쳐 대구 지역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김 전 지사가 과연 서울시장 후보로 적합하냐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문표 사무총장은 '올드보이 비판'에 대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750만 노인을 어떻게 보는 것인가. 노인은 밥도 먹지 말고, 정치도 하지 말고, 이 사회에서 살 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인가"라며 "이제 우리 사회는 경험 없는 분들이 정치하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기에다 한국당에 불리한 일부 수도권 지역의 경우 광역의원 또는 기초의원 기근 현상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홍 대표는 공식적인 회의를 회피하고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외면함으로써 사당이니 독선, 독단이니 하는 단어들이 더이상 언급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저조한 당 지지율은 홍 대표의 언행에서 기인한 바도 적지 않다는 점을 홍 대표 자신도 잘 알 것"이라고 비판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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