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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후 '경찰국가' 탈출 전력질주
정치범 석방·고문 퇴출·민간사찰기관 봉인·인권변호사 장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난 20여 년간 권위주의적 통치가 지배했던 중앙아시아 국가 우즈베키스탄에서 최근 경찰국가 체제를 약화하려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전했다.
중국, 러시아, 터키, 폴란드, 헝가리 등지에서 권위주의 성향의 스트롱맨들이 활개를 치는 현재 국제사회 분위기와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특히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철권통치를 더욱 강화해가는 이웃 국가들과도 현저히 다른 행보라서 주목을 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과거 옛 소련에 속했다가 1991년 독립한 국가로, 독립 직후 치러진 직접선거에서 선출된 이슬람 카리모프 전 대통령이 2016년 9월 뇌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장기집권하며 철권통치를 이어왔다.
카리모프 전 대통령은 야권 인사와 언론인을 탄압하거나 투옥하고 야당의 정치활동을 사실상 차단하는 등 독재를 일삼아 왔다는 서방의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카리모프 전 대통령의 사망으로 열린 조기 대선에서 당선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6년 12월 취임 이후 반체제 인사 석방, 국가안보기관 억제 등의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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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최소 27명의 반체제 인사를 감옥에서 석방했고, 카리모프 전 대통령 치하에서 국가안보기관이 불충한 것으로 평가해 블랙리스트에 올린 1만8천 명을 해당 명단에서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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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가보안기관이 지난해 길거리에서 체포한 뒤 고문하고 수용소에 가둔 프리랜서 기자에게 유명 인권 변호사와 만나도록 허용, 학대 사실을 말할 수 있도록 하고 이 기자를 조사한 안보 당국 요원을 해당 사건에서 배제하고 직권남용으로 조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NYT는 이 같은 조치는 한때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던 국가안보기관에 대한 단계적인 일소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NYT는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을 개방하기 위해 처리해야 할 핵심 문제는 잔혹하고 한때 전권을 가졌던 안보기관을 법 집행 기관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최근 내놓은 보고서 등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에서 최근 억압이 완화되기는 했지만, 국가안보기관의 감시와 검열, 규정을 어긴 출판물에 대한 처벌 등은 여전히 언론자유에 악영향을 미치고 권위주의 체제 해체를 방해하고 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고위 관리들은 물론 비판자들조차도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최근 캄보디아, 필리핀, 러시아, 터키 등 전 세계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는 권위주의적 통치 기류에 맞서겠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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