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출마·김태호 등판설… 경남, 최대 격전지 부상

입력 2018-04-0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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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출마·김태호 등판설… 경남, 최대 격전지 부상
총선 격돌 후 6년 만의 '리턴매치' 성사될 듯…여당과 '지역 1당'간 운명의 한 판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여당의 '김경수 차출설'이 결국 현실화되면서 경남지사 선거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일 김경수(김해을) 국회의원을 경남지사 후보로 추대하기로 하면서 전통적으로 보수 세가 강했던 경남지사 선거에 먼저 승부수를 던졌다.
그동안 초선인 김 의원은 "중도에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지역구민들에게 도리가 아니다"는 말로 줄곧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고사해왔다.
서부경남을 중심으로 꾸준히 행사에 참여하고 특강을 하는 등 물밑 행보를 이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공식적인 반응은 여전히 중도 사퇴엔 부정적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그러다 지난 주말 이미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얼굴을 알려온 예비후보 3명과 김 의원이 만나 의견을 나눈 데 이어 2일에는 추미애 당 대표가 이들 예비후보와 간담회를 열어 김 의원을 경남지사 단일후보로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경남지사에 출마한 공민배, 공윤권, 권민호 등 예비후보 3명은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향후 경남지사 선거는 '원팀'으로 치르기로 예비후보들과 약속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경남 정권교체를 위해 통해 벼랑 끝에 선 경남지역 경제와 민생을 되살리기 위해 경남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그동안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오신 세 후보가 대승적 결단으로 저를 단일후보로 지지하고 '원팀'이 돼서 선거 승리를 함께 해주기로 한 데 대해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민주당이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일거에 잠재우고 김 의원을 경남지사 선거에 정면으로 내세움에 따라 경남지사 선거는 '김의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지사 후보 구인난을 겪던 자유한국당이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출마를 요청했고, 김 전 지사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유력한 경남지사 후보로 거론되던 윤한홍·박완수 국회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전 지사를 경쟁력 있는 카드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는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에 이어 경남지사를 2차례나 지낸 데다 재선 국회의원과 당 최고위원까지 역임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경남지역 국회의원들이 김 전 지사에게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전 지사는 "4월 독일 유학을 계획했고 현지에 집까지 구한 상태다"며 "그러나 경남이 어렵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당 안팎으로 (경남지사 출마) 요구가 강하게 나오고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요구를 가벼이 넘길 수 없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혀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가 계획한 독일 유학 일정도 일단 보류하고 오는 10일께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경남지사 선거가 '김경수-김태호' 대결로 굳어지면 두 사람간 6년 만의 '리턴매치'가 성사되는 셈이다.
두 사람은 2012년 19대 총선 김해을 선거구에서 맞붙어 김 전 지사가 김 의원을 이긴 바 있다.
당시 김 전 지사는 6만3천290표(52.1%)를 얻어 5만8천157표(47.9%)를 얻은 김 의원을 누르고 재선했다.
이후 김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에서 7만600표(62.4%)라는 당내 전국 최대 득표율로 3만8천937표(34.4%)에 그친 이만기 후보를 누르고 국회에 입성했다.
총선에서는 김 전 지사가 김 의원을 이겼으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두 사람이 맞붙게 된다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 의원의 경우 초선이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해 위상이 6년 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의원 출마에 반발했던 예비후보들이 '원팀'으로 지지하기로 했고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직전 지사를 지낸 경남지사 자리를 탈환하기 위한 당의 전폭적인 지원도 예상된다.
대신 초선 국회의원 임기를 절반만 수행하고 중도에 그만둬야 하는 점은 김 의원 입장으로서는 부담이다.
김 전 지사는 경남에서는 여전히 표의 확장성이 큰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으로서는 쉽지 않은 상대다.
경남지사를 2차례 지내 경남 사정을 잘 아는 데다 거창 출신으로 거창군수를 역임하고 김해을 재선 국회의원까지 한 경력은 서부와 동부경남에 두루두루 득표력이 있다는 반증이다.
고성 출신으로 진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데다 경남지사 선거 출마 경력 및 김해을 국회의원인 김 의원의 지지 기반과 겹치는 부분이다.
더욱이 홍준표 대표가 여러 차례 경남지사 선거를 자신의 재신임과 연계해 필승각오로 직접 뛴다는 각오를 보인 바 있어 전국적인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으로선 문재인 대통령 지지도 고공행진과 이에 힘입어 수개월째 한국당을 크게 앞지른 민주당 지지도가 경남에서도 재연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일 것이다.
갤럽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성인남며 1천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재인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한다'는 답변이 70%, '잘 못 하고 있다'는 21% 수준으로 집계됐다.
정당 지지도는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47%로 1위를 지키고 있고, 한국당 지지율은 14%였다. 부·울·경에서는 민주당 46%, 한국당 17%였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김 의원이 여당 프리미엄을 누린다면 한국당 김 전 지사는 '지역 1당' 프리미엄에 기댈 수 있다.
지역 출신 국회의원 16명 중 12명이 한국당 소속이고 시장·군수는 공석과 사퇴 3명을 제외한 15명 가운데 12명이 한국당 소속이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은 3명이고 기초단체장 역시 3명에 불과하다.
이밖에 선거를 움직이는 말초신경 조직이랄 수 있는 광역과 기초의원 역시 한국당 소속이 절대 다수이다.
홍 대표가 "경남지사는 누가 나와도 필승"이라고 장담하는 근거도 이런 선거 결과를 낳은 '조직력'에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4년전과 2년전 선거를 치렀던 경남 유권자들 정서가 현직 대통령 탄핵과 현 정부 탄생 이후 어떻게 바뀌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b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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