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한 타이거 우즈, 다섯번째 그린재킷 눈독

입력 2018-04-03 09:22   수정 2018-04-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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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타이거 우즈, 다섯번째 그린재킷 눈독

PGA 시즌 첫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5일 개막
매킬로이는 그랜드슬램 도전…미컬슨·존슨·토머스 등 각축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타이거가 출전하는 대회와 출전하지 않는 대회'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이렇게 두 종류로 나뉜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출전하지 않는 대회는 대중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우즈가 출전하는 대회는 열기가 뜨겁다.
세상에서 가장 인기 높은 골프 대회 마스터스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즈 없는 마스터스도 여전히 매력적이었지만 2%가 부족했다.
우즈는 마스터스와 각별하다. 그는 마스터스와 함께 성장했다. 우즈의 커리어는 마스터스를 자양분 삼아 빛을 더했다. 그가 메이저대회 첫 우승과 함께 세계 골프의 황제 탄생을 알린 무대가 1997년 마스터스였다.
우즈는 1995년부터 2013년까지 19년 연속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우승 네번(1997년, 2001년, 2002년, 2005년)을 포함해 14차례 '톱10'에 입상했다. 어떤 선수도 마스터스에서 이렇게 화려한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우즈는 2014년과 2016년, 그리고 작년 등 3차례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못했다.
허리 부상 때문이었다. 특히 2016년과 작년에는 마스터스 뿐 아니라 아예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만큼 몸이 아팠다.
오는 5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PGA투어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는 우즈의 복귀로 온통 들떴다.
출전 선수는 87명이지만 마치 우즈 한 명 뿐인 듯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우즈 몫이다.
우즈가 건강한 몸에 예전의 기량과 승리에 대한 열의, 근성을 되찾고 3년 만에 마스터스 우승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불과 여섯 달 전만 해도 걷기조차 어렵다던 우즈는 지난달 혼다 클래식과 발스파 챔피언십,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등에서 우승 경쟁을 벌일 만큼 빠르게 경기력을 회복했다.
우즈는 부활 시나리오의 정점을 마스터스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왔다.
전문가들은 이런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다섯 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우즈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PGA투어 통산 80승을 채운다. 2008년 US오픈 제패 이후 10년 만의 우승이다. 메이저대회 왕관은 15개로 늘어난다.
라스베이거스 도박업체는 우즈의 우승 배당률을 11-1로 고시했다.

배당률 13-1의 조던 스피스(미국)보다 우승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우즈보다 배당률이 높은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버바 왓슨, 더스틴 존슨, 저스틴 토머스(이상 미국) 등 4명뿐이다. 배당률 차이도 크지 않다.
우즈는 무엇보다 자신감에 차있다. 그는 "오거스타는 경험이 필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20차례 출전해 4차례 우승을 포함한 11차례 톱5 입상이 말해주듯 현역 선수 가운데 우즈만큼 오거스타를 구석구석 잘 아는 이는 없다.
그러나 우즈의 마스터스 왕좌 복귀에는 걸림돌이 적지 않다.
아직도 들쭉날쭉한 티샷 불안이 가장 큰 숙제다. 오거스타는 대개 러프가 길지 않고 페어웨이가 넓어 드라이버 정확도가 떨어지는 선수에게도 관대한 편이다.
그래도 드라이버가 말을 듣지 않으면 우승에 필요한 많은 버디를 잡아내기 어려운 건 다른 코스와 다를 바 없다.
또 하나는 이제 더는 '붉은 셔츠의 공포'가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린 재킷을 목표로 출전한 경쟁자들의 기량과 근성은 우즈에 뒤지지 않는다. 우즈 앞에서 움츠러들던 선수는 이제 없다. 오히려 우즈가 도전자 신세다.
우즈 말고도 이번 마스터스에선 관전 포인트가 많다.
매킬로이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린다. 이미 US오픈, PGA챔피언십, 디오픈을 차례로 제패한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만 보태면 6번째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된다.
멕시코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한껏 주가를 올린 필 미컬슨(미국)도 마스터스 4번째 우승으로 '전설'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출사표를 조심스럽게 냈다.
세계랭킹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존슨과 세계랭킹 1위를 호시탐탐 노리는 토머스의 대결도 흥미롭다.
마스터스에서 울고 웃은 스피스의 올해 마스터스 성적도 관심사다. 마스터스 4차례 출전에 우승 한번과 준우승 두 번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낸 스피스는 2015년 우승 때는 화려한 조명을 받았고 이듬해에는 최악의 역전패를 당하는 등 요란했다.
재기에 성공한 왼손 괴짜 왓슨의 창의적인 오거스타 공략도 눈길을 잡아끌 것으로 보인다.
작년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2002년 이후 16년 만에 대회 2연패를 노린다.
한국 선수로는 김시우(23)가 유일하게 출전한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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