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는 불길 잡고 낮에는 골프장…마스터스 꿈 이룬 소방관

입력 2018-04-03 11:12  

밤에는 불길 잡고 낮에는 골프장…마스터스 꿈 이룬 소방관
크리스마스이브에 마스터스 초대장 받은 파지알리
우즈와 연습라운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미국 메사추세츠주 브록턴 소방서 사다리팀에서 일하는 소방관 맷 파지알리(31)는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생애 최고의 선물을 받았다.
골프 명인만 출전한다는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초대장이 편지함에 들어있었던 것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미국(US) 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마스터스 출전권을 얻었다.
그의 생애 첫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무대가 마스터스다.
이어 US아마추어챔피언십과 US오픈에도 출전하게 됐다.
그는 US미드아마추어 우승으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와도 인연을 맺었다.
우즈가 그에게 US미드아마추어 우승을 축하한다는 편지를 보낸 것이다.
둘은 올해 초 사우스 플로리다 메달리스트 골프장에서 만나 대화도 나눴다.
파지알리는 "편지를 보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며 "우리는 몇 분 동안 대화했는데 즐거웠다"고 말했다.
파지알리는 한국시간으로 오는 5일 우즈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3일에는 로리 매킬로이, 웨슬리 브라이언과 연습라운드를 했다.
밤에는 소방관, 낮에는 골퍼 연습을 한 주경야독의 값진 성과다.
3일 골프채널과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파지알리는 지난여름 브루클린 골프장에서 열린 프랜시스 위메트 메모리얼 토너먼트 2라운드에서 66타를 치고 야간조 근무를 했다.
다음 날 오전 8시 집에 돌아온 그는 오전 11시 3라운드 티 타임 시간에 맞춰 다시 골프장으로 갔다. 그는 3라운드 71타를 쳤고,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3개월 뒤, 그는 US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우승하고 집에 오니 새벽 2시가 돼 있었다. 그는 오전 7시 소방서로 출근했다.



소방관은 그가 두 번째로 원하던 직업이었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프로 골프 선수였다.
아버지,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10살에 골프를 시작한 파지알은 2006∼2009년 플로리다주 사우스이스턴대학에서 골프 선수로 뛰었다. 졸업 후 2012년까지는 각종 대회의 월요일 예선을 치르는 '미니 투어' 생활을 했다.
수준 높은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서 기뻤다. 하지만 돈이 부족했다. 그가 원하는 삶을 살기가 어려웠다.
파질알리는 아마추어 골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4년 브록턴 소방서에 입사했다.
32년간 소방관으로 일하다 작년 은퇴한 아버지의 길을 따른 것이다. 그는 소방관인 아버지를 존경했고, 지역과 사회에 공헌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브록턴 사다리팀은 미국에서 열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바쁜 사다리팀이지만, 온종일 일하면 다음 이틀을 쉬는 24시간 시프트 근무 방식 덕분에 그는 골프 시간도 확보할 수 있었다.
브록턴 소방서장 찰스 데이비스는 파지알리에 대해 "가장 먼저 들어가서 마지막에 나오는 사람이다. 젊고, 열심히 일하고, 적극적인 소방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지알리의 가족도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그의 약혼녀 앨리슨 허버드는 파지알리의 도전을 위해 결혼식 날짜를 바꾸는 데 흔쾌히 응했다.
그들은 오는 19일(한국시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준결승전과 겹쳐서 미루기로 했다.
그의 아버지 빅은 캐디로 나선다. 빅은 US미드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도 아들의 캐디를 했고, 마스터스, US오픈,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도 캐디백을 들기로 했다.
파지알리는 "항상 최고 수준에서 골프를 치고 싶었다. 기회가 왔다"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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