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4·3 아픔 상징 동백꽃 배지 달고 희생자 추념

입력 2018-04-03 11:52   수정 2018-04-0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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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4·3 아픔 상징 동백꽃 배지 달고 희생자 추념

"추념행사 참석" 대선후보 시절 약속 지켜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위패봉안실 방문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14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으로서 추념식 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3일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의 유족들을 위로했다.
현직 대통령이 4·3 행사에 참석한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지난해 4월 18일 4·3 유족을 만난 자리에서 "정권교체로 새로 들어서는 민주정부 대통령은 4·3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적 추념 행사로 위상을 높이겠다"고 말한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추념식이 12년 만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추념식으로, 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의 약속을 지키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김 여사와 추념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과 위패봉안실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행방불명인 표석에 4·3 당시 무고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올리고 위패봉안실에서는 술을 올림으로써 4·3 영령을 추념했다.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가슴에도 동백꽃 모양의 배지를 단 채 추념식 본 행사로 자리를 옮겼다. 문 대통령은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4·3 생존자들을 부축하며 이동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엄숙한 표정으로 '슬픔에서 기억으로 기억에서 내일로'라는 주제로 열리는 추념식의 추모공연 등을 관람했다.

이어진 추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4·3의 진상규명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해 국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더 이상 4·3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중단되거나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 정부 차원의 조치를 비롯해 국회와의 협의를 약속하자 추념식에 참석한 희생자 유족 등은 10여 차례의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문 대통령 내외 외에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한병도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등도 참석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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