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 의원 11월 중간선거 불출마 선언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국의 연방 하원의원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의 가해자를 3개월 동안 감싼 것에 비판이 고조되자 차기 선거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미국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에스티(58·코네티컷) 하원의원은 2일(현지시간)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4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에스티 의원은 자신의 수석보좌관인 토니 베이커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부하 여직원 애너 케인에게 성희롱과 폭행을 한 사실을 알고도 베이커를 즉각 해임하지 않았던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지탄을 받았다.
성폭력 피해고발 운동인 '미투'의 열렬한 지지자인 에스티 의원이 정작 자신의사무실에서 발생한 사건에는 미온 대응하면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았다는 비판여론이 커졌고, 결국 불출마 압력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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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의정 생활을 올해 말로 끝내고 재선에 도전하지 않는 게 선거구민들과 가족의 뜻이라는 것을 알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베이커는 자신과 한때 데이트했던 케인에게 "답신하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음성메시지를 남기는 등 폭언과 협박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인은 또 2013∼2015년 에스티 의원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베이커로부터 성희롱을 당하거나 주먹으로 얻어맞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에스티 의원은 이런 사실을 2016년 5월에 알았으나 자체 조사를 벌이던 3개월 동안 베이커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 기간에 베이커와 퇴직 문제를 의논하고 그를 다른 일자리에 취업시키기 위한 추천서를 써줬으며, 5천 달러의 퇴직금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티 의원은 자신의 행위가 논란이 되자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를 받겠다고 자청하기도 했다.
'미투 운동'으로 성폭력 고발이 촉발된 후 낙마한 미 의원은 에스티가 9번째다.
다른 8명은 남성들로 모두 성적으로 부적절한 자신의 처신이 문제가 됐지만 에스티 의원의 경우는 성희롱 사건에 대한 대응 방식이 도마 위에 오른 경우다.
quinte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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