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이복한 기자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이 적힌 포장박스에 호두과자를 넣어 판매한 업체 대표가 이를 비난하는 댓글을 단 누리꾼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3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 따르면 이 법원 민사3단독 이동호 판사는 충남 천안시의 호두과자 제조업체 대표 A씨가 누리꾼 6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5만원씩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들이 원고를 모욕해 정신적 피해를 입은 사실이 인정돼 금전적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2013년 7월 보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광고비를 주고 점포 홍보를 시작한 A씨의 아들 B씨는 한 일베 회원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고노무 호두과자'라고 적힌 포장박스와 문구용 코알라 스탬프를 받았다.
이 일베 회원은 호두과자를 자신이 준 포장박스에 담아 판매하고 스탬프도 선물로 주라고 요구했다.
B씨는 이에 따라 일베 회원들이 호두과자를 주문하면 수차례 이 포장박스에 담아 배송했다.
이 호두과자를 받은 다른 회원은 이를 게시판에 올렸고 누리꾼들은 '미친XX', '빚더미에 앉아라'는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이에 업체 대표인 A씨가 나서 댓글을 단 6명을 상대로 400만원씩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댓글을 올린 횟수, 사건에 이르게 된 경위, 피고인들이 모두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 등을 고려해 손해배상금을 5만원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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