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소음으로 주민 피해, 불면증·스트레스 호소
190m 방음벽 설치 요구, 익산국토청 "소음 기준 미달"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도로를 없애버리든가 해야지. 차 지나다니는 소리 때문에 잠을 못 자요. 누워서 눈 좀 붙이면 '쌩'하고 잠 좀 들려고 하면 '쌩'하고. 진짜 사람 환장하겠어요."
전북 전주 신덕마을 주민들이 호남로 차량 소음 피해를 호소하며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왕복 4차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며 도로를 개설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대응을 촉구했다.
4일 신덕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익산국토청은 2003년 전주와 외곽지역의 원활한 차량소통을 위해 호남로를 개설했다.
개설 초기에는 차량 통행이 잦지 않아 도로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효천지구 등 도심개발로 호남로 이용 차량이 늘면서 차량 소음이 마을을 뒤덮는 일이 흔해졌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익산국토청에 '마을과 인접한 호남로 190m 구간에 방음벽을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주민 30여 명 서명과 연락처를 담은 탄원서도 함께였다.
익산국토청은 2016년부터 두 차례에 걸쳐 도로변 소음을 측정했지만, 기준치(주간 65㏈ 이상, 야간 55㏈ 이상)를 밑돌아 방음벽 설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익산국토청 관계자는 "주민 편의를 위해 방음벽 설치를 적극적으로 고려했으나 소음이 기준치를 넘지 않아 예산을 투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음벽 설치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다른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보상'이 아닌, '생존권'을 요구하며 방음벽 설치가 최선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윤성문 신덕마을 이장은 "소음 피해를 보상해달라는 요구를 하는 게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차원에서 방음벽 설치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며 "밤마다 차 지나다니는 소리 때문에 주민들이 잠도 못 자는데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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