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바른미래당, 주요 정국현안에 '한 목소리'

입력 2018-04-03 17:15  

한국당·바른미래당, 주요 정국현안에 '한 목소리'
바른미래, 한국당과 '범보수'로 묶이는 데에는 거부감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설승은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최근 정국의 주요 현안에 대해 사실상 동일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4월 임시국회에 대한 입장에 큰 차이가 없다. 양당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는다면 4월 임시국회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방송법 개정안은 여야가 방송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해 공영방송 이사를 각각 7명·6명씩 추천하도록 하고 있고, 사장은 이사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선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3일 논평을 통해 "방송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야당 시절 중립적인 인사를 사장에 임명해야 한다며 앞장선 법안"이라며 "지금 와서 법안의 발목을 잡는 것을 보니 방송장악의 달콤함에 빠져 기억상실증에 걸린 모양"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방송장악 금지법 처리를 미루는 것을 더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오만과 독선이 개헌과 민생개혁 입법이라는 결실을 보아야 할 4월 국회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 앞에서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하는 릴레이 농성에 돌입했다.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한국당보다도 강력한 '대여 투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양당은 모두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당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세간에서 사법 정책은 '민'변, 일자리와 노동정책은 '노'조 출신, 그리고 민주'당' 인사들이 장악했다며 '민노당 인사'라는 비아냥이 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이 편향적 코드·캠프·이념인사에 혈안이 돼 있다"며 "전임 정권의 인사에 대해 고소영, 수첩인사라고 그토록 비판한 문재인 정권은 자신들에게 쏟아지는 '민노당 인사'라는 비판은 들리지 않나"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이목희 전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비서관 월급을 상납받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라며 "공천 배제 부적격자를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앉힐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기식 금감원장 임명에 대해 "이제는 시민운동가에게 전문성이 요구되는 국가기관까지 맡기나"라며 "청와대의 친문 인사 무차별 낙하산 투하다. 금융시장의 자율성이 사라지고 야만스러운 칼춤을 추는 금감원만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범보수'로 묶이는 데에는 극도의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은 경쟁하고 싸워서 이겨야 할 대상'이라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의 지난 1일 발언이 이 같은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박주선 공동대표 역시 지난달 3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과 실용의 가치를 가지고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벽을 허물기 위해 대안정당으로 출범했다"며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을 왜 한 세트로 묶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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