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노조 실태조사…"임용권 학교장에서 교육감으로 넘겨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교장이 회식자리에서 성적 농담과 입맞춤을 일삼았다.", "개인적으로 불러 내년에 임신할 계획이 있는지 반복적으로 물었다.", "부장교사가 회식자리에서 기간제교사에게 러브샷을 강요했다."
기간제교사들 상당수가 이런 성희롱·성폭력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과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는 3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5∼23일 진행한 기간제교사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를 보면 학교에서 일하는 동안 상급자가 성적 발언을 하며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등 성희롱을 당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112명 가운데 40.2%가 "있다"고 응답했다.
강제 성관계나 심각한 수준의 성추행 등 성폭력을 당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14.3%가 "있다"고 밝혔다. 또 주위 기간제교사가 성희롱·성폭력을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응답자는 40.2%였다.
응답자 가운데 60.8%는 성희롱·성폭력을 당하고도 "재계약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까 봐 그냥 넘어갔다"고 답했다.
"주변 시선이 두려워 그냥 넘어갔다"는 응답자가 17.4%로 두 번째로 많았고 "싫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행동을 중지시켰다"는 14.5%였다.
교육청에 신고하거나 노동조합, 상사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응답자는 다 합쳐도 10%가 안 됐다.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학교장에게 있는 기간제교사 임용권을 교육감에게 줘야 성희롱·성폭력 발생을 줄일 수 있다"면서 "피해신고센터를 학교 밖 독립기관으로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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