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과 사진찍을 기회로 여기거나 비핵화 조건 확인까지 회담 미뤄야"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리언 파네타 전 미국 국방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회담을 위한 완벽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하면서 당장의 결실을 바라지 않는 회담을 하거나 일정 기간 회담 자체를 연기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이날 CNBC 방송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 대통령이 외교적 지식 또는 경험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정상회담을 충분히 준비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쏟을 인내심이 없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동맹과의 협력을 통한 종합적이고 면밀히 계획된 전략이 없는데도, 이 대통령은 직감을 더 한 성격적 강점 하나만으로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고 믿으면서 정상회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그것은 재앙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안정함과 시간 부족은 이 정부 역사상 가장 중요한 외교 정상회담 중 하나에 필요한 토대 마련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면서 "현실은 대통령이 재난을 피하는 두 가지 선택지를 가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 옵션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이 장래의 협상에서 검토될 문제를 폭넓게 논의할 틀에 동의하고 합의 가능한 세부사항을 협상 담당자가 논의할 시간·장소를 결정하는 선에서 대체로 김정은과 사진을 찍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두 번째 선택지에 대해선 "협상 담당자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끌어낼 합의 가능한 요소와 조건이 실제로 있다고 확인할 때까지 (북한과 관련된) 어떤 정상회담도 연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강화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 설정이 북한과의 핵 협상 분위기를 만들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성공하려면 시간과 진지한 준비, 신중한 계획, 동맹국의 광범위한 자문 등이 필요할 것"이라며 "트위팅은 그 일을 성공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네타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빌 클린턴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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