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비용 댄다면 주둔 연장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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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또다시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손을 떼려는 모양새로 5일새 두 번째 언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트 3국 정상들과 회담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시리아에서) 나오고 싶다. 군대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7년간 중동에서 7조 달러(약 7천392조 원)에 달하는 돈을 썼지만, 죽음과 파괴 외에 우리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오하이오주를 방문해 가진 대중연설에서도 "이제 시리아에서 나올 것이다. 곧 한다. 이제 다른 사람들이 처리하도록 하자"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만약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다른 나라가 비용을 댄다면 미군 주둔을 연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아직 결론을 내리진 않았다는 의미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우리의 결정에 매우 관심이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머물기를 원한다면 아마 당신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사우디 측에 말한 사실을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백악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리아 주둔은 우리나라에 비용 부담이 크지만, 오히려 다른 나라를 더 많이 돕는다"고 덧붙였다.
시리아에는 약 2천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만약 미국과 러시아 간 대리전 양상이던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수하면 러시아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안보 당국은 시리아 주둔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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