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서 '시리' 개발…"SKT 최대 자산은 데이터"
AI 혁신 위해 인재 확보·기술 고도화·자율학습기법 강조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 김윤 AI 리서치센터장은 4일 "내 삶의 질이 좋아지지 않는 AI는 궁극적으로 도태될 것"이라며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센터장은 이날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AI가 여러 개의 일을 한다고 하지만 실생활에서 써보면 잘되지 않는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일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머신러닝 전문가인 김 센터장은 애플 음성인식 개발 팀장과 AI(인공지능) 스피커 홈팟의 음성 비서 '시리' 개발 총괄을 역임했고, 지난 2월 SK텔레콤 초대 AI리서치센터장으로 부임했다.
김 센터장은 SK텔레콤의 최대 자산으로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꼽으며 향후 센터 내에 데이터 연구 조직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실생활에 맞는 사용자 환경을 구현하는 조직(tech prototyping)도 꾸릴 예정이다.
그는 "AI란 몸에 맑은 피를 공급하는 게 데이터"라며 "SK텔레콤에 모이는 데이터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네트워크, 위치, 성향 데이터 등 포털이 갖고 있지 않은 데이터가 많다"고 평했다.
김 센터장은 차세대 ICT 회사가 되려면 "양질의 데이터 확보, 관리, 융합이 가장 중요하다"며 "SK텔레콤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서비스에 고유한 지능정보가치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사용자 경험 자체가 AI로 인해 나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기술 수준은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그의 평가다.
김 센터장은 "해외를 봐도 아직 사용자의 가려운 곳을 다 긁어줄 만한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며 "앞으로 개발돼야 할 기술들이 훨씬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AI 기술을 만들고 싶다"며 "지금은 성과보다는 어떤 씨앗을 심느냐가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상황에 맞는 AI 기술에 선택적으로 집중해서 전략 투자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SK텔레콤의 AI 연구개발 방향을 '인공지능(人工知能)' 네 글자로 설명했다.
우선 인(人)은 인간 중심의 접근을 의미한다. 김 센터장은 "사람과 기계가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세계적인 AI 선도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재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30여명의 센터 인력이 연말에는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AI를 모르더라도 관심이 있으면서 소프트웨어 능력이 탁월한 인재를 찾고 있다. 사회적 책임이나 인간의 가치 구현을 잘 이해하는 인재들이 많이 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공(工)은 기초기술이 사용자의 실생활에 다가가야 한다는 의미다.
지(知)는 차세대 AI의 조건을 가리킨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차세대 AI는 별도의 지도 학습 없이도 성능이 향상되고, 오류를 범한 경우에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이를 위해 인간이 가르치지 않아도 무엇을 배워야 할지 스스로 찾는 학습 기법의 선점이 중요하다고 김 센터장은 강조했다.
능(能)은 SK텔레콤이 추구하는 AI의 모습이다.
김 센터장은 차세대 통신 5G에 최적화된 스마트 네트워크와 콘텐츠 개발은 물론 고객이 경험하는 모든 것을 사용자 환경으로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인공지능은 복잡한 원본 데이터(Raw Data)로부터 기존에 쉽게 확보하기 어려웠던 지식과 인사이트(통찰력)를 얻어내는 한편 인간이 실생활에서 잘 쓸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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