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프랑스필 첫 한국인 악장된 박지윤 "동경해온 곳"(종합)

입력 2018-04-04 16:27   수정 2018-04-04 16:39

라디오프랑스필 첫 한국인 악장된 박지윤 "동경해온 곳"(종합)
오는 9월께 활동 시작…"풍부한 색채감은 따라올 악단 없죠"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은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재학 시절부터 가장 좋아하고 동경해온 오케스트라입니다. 동경해온 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맡게 돼 감격스럽고 기대가 커요."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33)이 프랑스 명문악단인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첫 한국인 악장으로 선발됐다.
4일 소속사인 목프로덕션에 따르면 박지윤은 전날(현지시간) 총 3차에 걸쳐 진행된 악장 선발 오디션에서 최종 합격했다.
그는 오는 9월께부터 단원으로 합류한다. 4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종신 단원 여부가 결정된다.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전화를 받은 그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파리에서 공부하며 이 오케스트라 연주를 많이 관람하고 좋아했다"며 "언젠간 꼭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꿈이 이뤄졌다"며 웃었다.
그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특징으로 "풍부한 색채감"을 들었다.
"세계적 오케스트라인 만큼 기본적으로 모든 레퍼토리를 잘 소화해요. 그러나 색채감이 짙은 프랑스 레퍼토리에서만큼은 그 어떤 미국, 독일 오케스트라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은 파리 오케스트라, 프랑스 국립오케스트라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오케스트라로 꼽힌다.
지휘자 정명훈이 15년간 음악감독을 맡으며 수차례 내한한 바 있어 국내 관객들에게도 친숙하다.
"파이널 오디션을 치르면서 오케스트라와 처음 호흡을 맞춰봤어요. 약 140명의 단원 중 한국인은 저뿐인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다들 한국 연주 경험 등을 이야기하며 반가워해 줬어요. 합격 소식을 듣고 내한 공연 계획이 잡힌 게 있는지 물었는데, 아쉽게도 아직은 없다고 해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악장은 3인으로 구성된다. 서울시향 악장을 지낸 바 있는 스베틀린 루세프 등이 현재 악장을 맡고 있는데, 세 명이 번갈아 가면서 공연을 이끈다. 현재 예술감독은 정명훈 후임인 미코 프랑크다.
"세계 최고의 솔리스트 및 지휘자들과 함께할 연주들이 많이 기대됩니다. 얼핏 본 솔리스트 명단에 힐러리 한, 길 샤함 등 쟁쟁한 연주자들이 수두룩해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단원들과 잘 어우러지는 음악을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박지윤은 2004년 스위스 티보 바르가 콩쿠르에서 1위 및 청중상을 차지하고 2005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롱-티보 콩쿠르, 2009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입상한 실력파 연주자다.
2011년 프랑스의 페이 드 라 루아르 국립오케스트라에서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악장에 선출돼 활동을 이어왔으며 파리 국립고등음악원 동기들과 '트리오 제이드'를 결성해 실내악 연주도 활발히 해왔다.


sj99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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