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국에 S-400 방공미사일 체계 본격 인도

입력 2018-04-04 10:37   수정 2018-04-04 15:00

러시아, 중국에 S-400 방공미사일 체계 본격 인도

해상운송으로 1개 연대 분량 첫 인도, "2014년 계약 이행 조치"
'러시아판 사드'로 전략폭격기와 스텔스기도 '격추 가능'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가 저고도 순항 미사일과 스텔스 전투기 격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방공미사일 'S-400' 체계를 중국에 본격적으로 인도하기 시작했다.
이타르타스 통신, 내셔널 인터레스트(TNI) 등 외신은 러시아가 1개 연대 분량의 S-400 '트리움프'(Triumf) 방공미사일 포대운영 장비를 처음으로 중국에 인도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은 이 조치가 2014년 러시아가 중국과 체결한 30억 달러(1조1천600억 원) 규모의 S-400 판매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S-400을 도입한 첫 번째 국가로 3개 포대(대대 규모) 분량을 도입하기로 했다.
소식통은 첫 인도분을 실은 두 척의 화물선이 북부 우스트-루가 항을 출항한 후 중국 측에 계약 기한 내에 넘겼다면서, 인도된 장비에는 사격통제소, 레이더 설비, 발사대, 연료 및 공급설비 등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척의 화물선에 탑재되지 않은 관련 장비는 올여름 다른 화물선에 실려 인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러시아는 1월 세 척의 화물선을 동원, 중국에 1개 포대 분량의 S-400 체계를 인도하려고 했다.




그러나 영국해협 부근에서 발생한 폭풍우로 결국 예비용 부품 등을 실은 화물선 한 척은 귀항, 탑재 화물 점검과 손해 피해 사정 작업 과정을 거쳤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최대 사거리가 400㎞인 S-400 방공미사일은 2007년부터 러시아군에 실전 배치된 중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30㎞ 이하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은 물론이고 B-2 폭격기, F-35 전투기 등 레이더에 거의 걸리지 않는 스텔스기까지 탐지해 격파할 수 있다.
레이더 탐지 거리가 최대 700㎞인 S-400은 한꺼번에 100개의 공중 표적을 추적할 수 있으며, 동시에 6개의 표적을 격추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최고 속도는 음속의 12배인 마하 12(1만4천688㎞/h)로 알려졌다.



S-400 1개 포대엔 보통 8대의 이동식발사 차량(TEL)이 포함되며 1개 발사 차량엔 4개의 발사관이 설치돼 있다. 1개 발사관엔 장거리 미사일 1기, 단거리 미사일 4기가 장착될 수 있다. 통상 1개 포대가 32기의 장거리 미사일을 운용하는 셈이다. 중국에 이어 터키도 S-400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미국과 외교 갈등을 빚어왔다.
홍콩 명보(明報)는 1월 중국에 대한 러시아의 S-400 인도와 중국군의 배치 사실을 전하면서, 중국 동남의 푸젠(福建) 성 연해 지역에 배치되면 대만 전역을 타격권에 둘 수 있게 돼 현재 대만 북부지역만 커버되는 S-300 체계를 추월한다고 평가했다.
명보는 또 러시아가 지난해부터 중국군 장비운용 요원들에게 S-400 운영술을 전수해왔다고 보도했다.
군사전문가 웬델 미닉은 "중국이 푸젠성 연해에 S-400을 배치하면 대만 공군의 모든 군사적 움직임을 타격권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또 S-400이 한반도 건너편인 산둥(山東)성 지역에 배치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태안반도에서 가까운 산둥반도에 배치되면 한국과 주한미군의 움직임도 S-400 레이더 탐지범위에 들어갈 것으로 우려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러시아는 북한과 인접한 극동 지역에도 지난해 말 S-400을 배치했다. 러시아 국방부 소식통은 인테르팍스 통신에 극동군이 기존의 S-300 포대를 S-400으로 교체해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 군사개입하면서 S-400 포대를 배치해 미국 등 서방진영을 위협했다.
sh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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