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이 4일 '관세폭탄' 투하 대상으로 삼은 '중국제조 2025'는 '제조강국'을 목표로 한 중국의 10대 핵심산업 육성 프로젝트다.
미 무역대표부(USTR)가 발표한 고율 관세 부과 품목에는 반도체, 발광 다이오드 등과 함께 '중국제조 2025'가 육성 대상으로 삼은 10대 산업이 고스란히 포함됐다.
미국이 얼마나 중국의 제조업 부상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중국제조 2025'는 미국과의 경제패권 경쟁을 염두에 두고 첨단 기술산업에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이 2015년 5월 마련한 '중국제조 2025'는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10년간의 행동강령으로 2025년까지 10개 핵심산업을 세계 1∼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 대상은 5G 통신을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IT), 로봇 및 첨단 공작기계, 항공우주, 해양엔지니어 및 하이테크 선박, 선진 궤도교통,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장비, 농기계 장비, 신소재, 바이오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을 아우른다.
단순 제조라인 개량이나 생산효율의 개선이 아닌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정보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산업 자체의 개혁과 고도화를 추진하는 것이 그 근본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전·후방 산업과의 연계, 대·중소기업간 개방과 협력 심화를 통해 산업혁신을 달성하고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켜 경제 산업 전반을 업그레이드하게 된다.
'중국제조 2025'의 추진으로 중국은 이미 통신설비, 궤도교통장비, 전력장비 등 3개 영역에서 세계 선두권에 올라섰다는 판단을 하고 있고 앞으로 5G 통신, 특수 고압력 전력기술 등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년간의 세계 산업기술의 변화를 반영해 최근 '중국제조 2025' 계획안에 일부 조정을 가하기도 했다.
지난 1월 발표된 '중국제조 2025 중점영역 기술혁신 로드맵'에는 10대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제조업의 IT·스마트화 촉진, 첨단 소재의 국산화, 전용제조설비 확보, 의료기기 산업 활성화 등이 거론됐다.
아울러 중복투자와 자원낭비를 막기 위해 '중국제조 2025 시범사업구'를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런 중국의 야심찬 계획에 미국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중국의 이 프로그램은 중국이 앞으로 모든 신흥산업을 장악하겠다는 뜻을 세계에 선언한 것으로 나머지 경제국은 어떤 미래도 가질 수 없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제조 2025'는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 산업에도 위협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10대 산업은 한국 정부가 2015년 3월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19개 미래 성장동력산업과 12개나 겹친다.
질적 성장으로 전환한 중국이 방대한 시장과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산업 업그레이드까지 성공하게 되면 산업 경쟁력이 제고돼 한국 기업을 추격하거나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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