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장 예비후보, '유력인사 추천' 홍보물 구설수
송기호 "최재성의 '대통령 복심' 어깨띠, 낡은 정치"
당 관계자 "지방자치 비전은 안보이고 인맥만 강조" 비판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6·13 지방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예비후보들의 '인맥 팔이' 선거운동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자 후보들이 앞다퉈 문 대통령과의 '인연'을 내세우면서 경선캠프 간의 신경전 양상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특정인과의 관계에 지나치게 기댄 선거전 때문에 정작 유권자들의 판단 기준이 돼야 할 자질과 능력에 대한 '평가의 장'이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광명시장 경선에 나선 박승원 예비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물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백재현(광명갑) 의원, 양기대 전 광명시장 등과 찍은 사진과 함께 '추천합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대해 타 예비후보들은 마치 특정 인사들이 박 예비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사실상의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의례적인 책 추천사 문구 등을 근거로 홍보물을 만들면서 불거진 문제"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재선거를 치르는 서울 송파을에서는 문 대통령을 부각시킨 '어깨띠'를 두고 경선 주자인 최재성 전 의원과 송기호 변호사가 충돌했다.
송 변호사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 전 의원이 송파을 새마을 시장을 방문하면서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다녔다"면서 "스스로 '대통령의 복심'을 자처하는 낡은 정치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한 대전시장 예비후보는 홍보 블로그에서 민주당이 청와대 직함에만 문 대통령의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한다는 잠정 방침을 소개하면서 "이 기준에 따르면 대전과 충청에선 대통령과 직접 연관된 직함을 사용할 수 있는 예비후보는 저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한 정읍시장 예비후보는 자신을 '문재인의 정책통'으로 소개하는 홍보물을 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 안팎에선 '온 동네에 문 대통령의 사진만 보인다'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자체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에게서 지방자치에 대한 비전은 안 보이고, 문 대통령이나 중앙 고위 인사들과의 인연만 강조하는 언행만 보인다"면서 "지방자치를 실현해야 할 당사자들이 중앙만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대통령의 지지율과 집권여당의 승부가 함수관계에 있다 보니 대통령 지지율에 기댄 후보들의 선거전략이 진행되는 것"이라면서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지방자치 선거의 본래 의미가 잘 살아나지 못하고 지방자치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는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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